곳곳 ‘낭떠러지’…위험천만 비상문

입력 2016.06.15 (23:24)

수정 2016.06.16 (01:47)

<앵커 멘트>

비상문을 열고 나갔다가 바닥으로 추락한 사고, 어제 있었던 일인데요.

KBS 취재진이 서울 시내 건물들을 조사해 봤더니, 난간도 없는 '낭떠러지형 비상문'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임명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고시원입니다.

비상탈출 표시를 따라 복도 끝에 이르자 화재 시 대피를 위한 비상문이 나타납니다.

문을 열었더니 곧바로 낭떠러지입니다.

<녹취> 고시원 주인 : "영업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불안하잖아요."

간단한 줄만 걸어놨을 뿐 조심하라는 주의 문구조차 없습니다.

위험천만해 보이지만 이 비상구는 현행법상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위험해 보인다고 잠그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됩니다.

서울 도심의 이 상가 건물은 유리문이 비상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역시 2개 비상문 모두 문을 열면 낭떠러지, 추락의 위험이 높습니다.

지난 2004년 소방법 개정으로 4층 이하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비상문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경기도 안산에선 시비 중이던 두 남성이 비상문 밖으로 떨어져 한 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2015년 6월) : "대피공간을 바로 거쳐서 바깥 문을 열고 바로 떨어진 거죠."

사고가 잇따르자 국민안전처는 결국 다음 달부터 추락을 방지할 안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손정호(국민안전처 소방제도과장) : "종전에는 의무조항이 없을 때는 추락 사고의 개연성이 높을 수 있었는데요 이번에 안전 설치에 대한 의무조항이 마련됨에 따라서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하지만 10년 넘게 사고가 반복된 뒤 나온 대책이란 점에서 늑장 대처란 지적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KBS 뉴스 임명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