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구한 ‘28살 청년’…의사자로 답하다

입력 2016.09.22 (21:25)

수정 2016.09.22 (22:27)

<앵커 멘트>

불 속으로 뛰어 들어가 20여 명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끝내 숨지고 만, 20대 청년 안치범씨의 사연이 삭막한 이 시대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안 씨를 의사자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천효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이 난 5층짜리 원룸 앞, 건물에서 나와 몸을 피한 안치범 씨가 건물을 보며 잠시 망설입니다.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순간, 그의 발길은 다시 건물 안으로 향했습니다.

새벽 시간, 자고 있던 이웃들을 살리기 위해 문을 두드리고, 문고리를 흔들었을 안 씨의 손은 검게 그을렸습니다.

문고리 등을 잡을 때 닿는 검지 부분의 피부는 심하게 벗겨졌습니다.

<인터뷰> 조가영(원룸 주민) : "'불이야, 여기 불났어요'라고 소리 지르셔서... 소리를 질러서 깨우지 않으셨으면 아마 계속 자고 있지 않았을까…."

아들을 떠나 보낸 안 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마지막 선택을 소중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인터뷰> 안광명(故 안치범 씨 아버지) : "마음은 아프지. 마음은 아프지만…. 누가 봐도 얘는 이게 사람을 구하러 간 거지."

안 씨의 희생으로 목숨을 건진 원룸 주민들은 그의 의로운 행동을 글로 써 유족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의사자로 지정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시민들도 이런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현원(경기도 부천시) : 대단한 일을 하셨다고 생각하고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주셨으면…."

<인터뷰> 김채영(대구시 수성구) : "흔히 볼 수 없는 사람이잖아요. 다른 사람을 돕는 그런 정신이 존경스럽습니다."

안 씨 유족들은 이런 뜻을 모아 내일(23일) 정부에 의사자 신청을 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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