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가뜩이나 추운 요즘 겨울이 더 싫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방학이 되면 학교 급식이 끊기기 때문인데요.
급식 카드를 받긴 하지만 편의점 등을 찾아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최진아 기자가 이 아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점심때가 한참 지난 시간, 9살 민정이가 집 근처 편의점을 찾았습니다.
겨울방학으로 급식이 끊기면서 학교 식당 대신 이곳에서 자주 점심을 먹습니다.
<녹취> "급식카드 결제 도와 드릴게요."
급식카드를 이용하지만, 도시락이나 김밥 말고는 고를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인터뷰> 김민정(가명.급식카드 사용 학생/음성변조) : "우유랑 삼각김밥 많이 사는데, 이것만 계속 먹으니까 지루해지고 다른 것도 먹고 싶어요. 오뎅하고, 떡볶이랑 순대도…."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현준이와 민수 형제는 요즘, 집 근처 지역아동센터에서 끼니를 해결합니다.
<인터뷰> 박현준(가명/지역아동센터 이용 학생/음성변조) : "(밥은 여기서 하루에 몇 번 먹어요?) 한 번이요. 원래 저는 점심만 먹고 학원을 가야 하는데…."
편의점의 김밥이나 도시락보다는 낫다지만 그래도 집밥 생각이 간절합니다.
<인터뷰> "(여기서 밥 먹으니까 좋아요?) 네. (엄마가 해 주는 밥이랑 어느 쪽이 더 맛있어요?) 엄마 밥..."
아이 한 명당 지원되는 급식비는 한 끼에 3천5백 원에서 5천 원,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겐 영양 불균형과 함께, 마음의 허기도 더해집니다.
<인터뷰> 이혜경(굿네이버스 심리정서사업부 팀장) : "아이들이 느끼는 어떤 심리적인 박탈감, 소외감 이런 것들이 사실 지금으로선 우리가 더 주목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방학이 되면 급식이 중단돼 끼니 때우기가 더 힘들어지는 아이들은 35만 명에 이릅니다.
KBS 뉴스 최진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