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10대 소녀가 8살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사건 기억하시죠.
가해자인 10대 소녀는 구속됐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데요.
가해자 측 변호인이 정신감정 결과를 토대로 심신 미약을 주장하고 나서자, 피해자 가족들은 "철저한 계획범죄"라며 엄벌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강푸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5일에 열린 첫 재판.
가해자인 김 모 양의 변호인 측은 살인혐의와 시신훼손은 인정했지만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의뢰한 정신감정 결과 김 양에게 자폐성 장애 중 하나인 '아스퍼거 증후군' 증상이 나온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김 양으로부터 훼손된 시신 일부를 건네받아 공범으로 지목된 19살 박 모 양 측도 범행 전후 김 양과 전화 등을 통해 상황을 공유했지만, 단지 사이버상에서 이뤄지는 '역할극'인 줄만 알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양측은 특히 전직 판검사 출신 등으로 구성된 10여 명의 변호인단까지 선임했습니다.
피해자인 A양의 가족들은 당시 상황을 보면 '계획범행'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A양 유가족 대리인(음성 변조) : "더 이상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신)병이나 이유를 들어서, 이러한 범죄자들이 이렇게 빠져나가는 걸 막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9일 A양의 어머니는 인터넷에 탄원서를 올렸고, 지금까지 20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서명했습니다.
<인터뷰> 양재택(KBS 자문변호사) : "정신 질환을 주장하는 것은 형량을 적게 받기 위해서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서 정신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법정에서 엄격하게 따져야 할 것입니다."
공범으로 지목된 박 양의 재판은 오는 23일, 김 양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은 다음 달 초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립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