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어제 예루살렘에서 개관했습니다.
이에 반발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이스라엘이 발포하면서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과 관련한 이야기 나눕니다.
김형덕 특파원,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했는데요.
5개월여 만에 이를 지켰군요?
[기자]
네, 어제는 이스라엘의 건국 70주년 기념일이었는데요.
이에 맞춰 예루살렘의 미 대사관 개관식이 열렸습니다.
[데이비드 프리드먼/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의 미국 대사관 개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며 역사적인 이유를 내세워 대사관 이전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를 인정함으로써 역사를 만들었다며, 미국의 결정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앵커]
이에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는데요.
팔레스타인이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이 고대로부터 자국 수도라고 주장해왔지만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은 종교적 특수성을 감안해 1947년, 예루살렘을 국제사회 관할 지역으로 규정했습니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에 따라 각국 대사관은 텔아비브에 주재해 왔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을 국제 도시로 규정한 유엔 결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깨버린데다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자국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진 겁니다.
[앵커]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이스라엘이 무력 진압하면서 하룻동안 60명 가까운 팔레스타인 시민이 목숨을 잃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시위대 대응에 줄곧 실탄을 발사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14살의 소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상자도 수천 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정당한 무력사용이라고 항변했고, 미국은 이를 두둔했습니다.
[라즈 샤/미 백악관 부대변인 : "가자 지구에서의 폭력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책임은 하마스에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우려를 표명하며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에 무력 사용을 최소화하라고 촉구했고, 팔레스타인 시위대에도 장벽 접근을 자제해 달라며 정치적 해결을 강조했습니다.
UN 안전보장 이사회는 오늘 긴급 회의를 열고 이번 유혈 사태에 대해 논의합니다.
[앵커]
이런 반발이 충분히 예상됐을 법한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사관을 이전한 이유는 어떻게 분석됩니까?
[기자]
네, 미국 의회는 1995년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99년 12월 31일까지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의 예루살렘 대사관법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다만 국가 안보와 국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6개월마다 유예할 수 있게 했는데요.
그 동안 미국 대통령들은 이를 내세워 결정을 미뤄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조치를 밀어부친 것은 지지기반인 강성 기독교 세력과 행정부 내 유대인들을 의식한 국내 정치용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한편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에 빼앗긴 이른바 대재앙의 날인 오늘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어 추가 유혈 사태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두바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