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된 안전...공사장 안전무방비

입력 1994.08.23 (21:00)

이윤성 앵커 :

어제 이 시간에도 여기서 점검을 해드렸습니다. 우리네 공사장의 안전무방비에 대한 고발이 뉴스가 나가고 나서, 계속해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낙석방지 그물은 아예 없애버린 것이 많고, 그나마 그물을 설치한 곳도 대부분이 눈가림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건축자재를 끌어올리는 중장비들도 위험, 천만입니다.

보도에 박영환 기자입니다.


박영환 기자 :

30m가 넘는 대형 크레인의 날개가 공사장 바깥쪽까지 나와 있습니다. 한눈에 위태로와 보입니다. 자재를 끌어올릴 때에도, 허용한도를 지키지 않습니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입니다.


공사장 감독 :

규정 톤수가 3톤이나 4톤인데 무리하게 끌어 올리는 경우가 많죠. 3톤인데 4톤을 끌어 올린다 이거죠.


박영환 기자 :

가장 기본적인 낙하 방지용 안전망 관리도 문제입니다. 어제 사고가 난, 15층 빌딩 공사 현장입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형빌딩 공사 현장이 이처럼 안전 그물막 하나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쌍용 건설이 짓는 15층짜리 우일빌딩, 준공이 5달이나 남았지만, 낙하방지 그물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공사 진척에 방해가 된다며, 모두 떼어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벽돌이 떨어져 어제 다친 애꿎은 시민은 아직도 중태입니다. 부근에 또 다른 대형빌딩 공사장. 낙하 방지용 안전그물이 설치돼 있지만, 이것도 눈가림식입니다.


공사장 인부 :

철판 깔아놨는데도 구멍이 나는데 그물마저 없다면 큰일이죠.


박영환 기자 :

그러나 정작 문제는, 시공업체의 안전의식입니다. 안전망 설치가 결코 어렵지 않는데도 단지 귀찮다는 이유 하나로 무모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쌍용건설 안전 관리관 :

곤돌라 옆에 안전망을 설치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죠.


김영환 기자 :

이같은 눈가림식의 무책임 한 안전관리의 결과는 끔찍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빌딩 공사는 갈수록 대형화되고, 그 위험도 높아져 가고 있지만, 시공업체들의 안전의식은 언제나 바닥 수준입니다.

KBS 뉴스, 박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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