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된 반전, 각본없는 드라마

입력 2002.12.20 (20:00)

⊙앵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1년 동안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앵커: 국민 경선부터 시작해서 당 안팎의 후보 흔들기 그리고 후보단일화와 정몽준 대표의 지지철회, 정말 지난 1년은 지켜보던 국민까지 숨가쁘게 했던 한편의 드라마였습니다.
김성모 기자가 노무현 당선자의 지난 1년을 돌아봤습니다.
⊙기자: 당내에서 후보의 위상이 흔들리던 지난 10월, 당시 노무현 후보는 굵은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한 신규정당의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연설을 듣는 도중이었습니다.
왜 눈물을 보인 것일까?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1년 전인 지난해 12월, 민주세력의 결집을 통한 개혁을 내걸고 당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합니다.
⊙노무현(당시 민주당 고문): 지역 구도를 해체하고 이념과 정책에 의해서 당을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기자: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노무현 당선자를 주목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호남지역에서의 영남출신 후보의 선택.
지역구도에 젖어 있던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른바 이인제 대세론이 국민들의 개혁 열망 앞에 무너지며 새로운 정치 문화가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변화가 두려운 세력들로부터 제기된 온갖 음모론, 심지어 장인의 좌익 경력까지 거론하는 구시대적 색깔론 공세가 거셌지만 이를 정면으로 돌파했습니다.
⊙노무현(당시 민주당 경선 후보): 또 자기 아버지의 일로 눈물을 흘려야 합니까?
⊙기자: 후보로 선출된 직후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첫 승부수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회동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대통령 아들 비리 등 온갖 권력형 비리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었던 6월 지방선거와 8월 재보선에 참패를 당했습니다.
당내에서는 국민 경선으로 뽑힌 후보 흔들기가 본격화됐고 이 과정에서 21명의 의원이 탈당했습니다.
⊙이재정(당시 민주당 선대위 유세연수 본부장): 자기들의 어떤 이익을 도모하려고 그러는,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려고 하는 이런 방향은 정말 이건 정치 현장에서 서글픈 일입니다.
⊙기자: 최대 위기를 맞았던 노무현 당선자는 정몽준 대표와의 후보단일화를 승부수로 꺼냅니다.
당시까지 여론조사에서 정 대표에게 약간 뒤져 있었지만 정 대표측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또 한 번 국민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맡긴 것입니다.
⊙김원기(민주당 고문): 승패는 하늘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나는 무조건 수락한다, 여기에 대해서 더 이상 다른 얘기를 하지 말아 달라, 이렇게 노무현 당선자가 말씀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습니다.
⊙기자: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뒤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를 줄곧 앞서며 한때 낙승이 예견됐습니다.
그러나 바로 선거일을 겨우 1시간 남짓 남겨두고 정몽준 대표의 지지철회라는 암초에 부딪힙니다.
⊙노무현(당시 민주당 후보):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국민들의 심판만 기다리겠습니다.
⊙기자: 마지막 순간 국민의 선택은 노무현이었습니다.
15년 정치인생에서 네 번을 낙선했지만 지난 1년 간은 구비구비마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셈입니다.
국민들은 원칙과 정도를 지키며 도전과 좌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 정치인 눈물 속에서 희망을 보았고 이 같은 선택이 옳았는지를 지켜볼 것입니다.
KBS뉴스 김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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