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18 당시 신군부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오늘 열리는 첫 재판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판의 공정성과 자신의 건강 상태를 불참 사유로 제시했습니다.
박지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를 자신의 회고록에서 비난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오늘 예정된 첫 재판에 불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 씨의 부인인 이순자 씨는 어제 오후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광주에서 받는 재판의 공정성이 우려된다며, 법리적인 문제를 떠나서도 2013년 전 씨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아 광주까지 가서 정상적인 진술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을 통해 출석의사를 밝혔다 재판 시작이 하루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태도를 뒤집은 겁니다.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대법정으로 재판 장소를 바꾸고, 경찰 경호 인력만 70명을 배치하기로 하는 등 재판 준비를 마친 법원도 당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광주지방법원은 전 씨가 공식적으로 재판 기일 변경 신청이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재판부와 논의해 오늘 오전 중으로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전 씨는 이번 소송에 앞서 '5.18 북한군 개입설' 등 허위 주장을 담은 회고록 출판으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5.18 단체 등이 제기한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에도 모두 불출석했습니다.
하지만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는 형사재판이기 때문에 피고인 전 씨가 반드시 출석해야 합니다.
만약 전 씨가 자진 출석을 거부하면 법원은 구인장 발부 등을 통해 전 씨를 강제로 법정에 세울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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