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각종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고위 공직자들에게도 고액의 월급이 꼬박꼬박 지급되고 있다는 소식을 얼마전에 전해드렸죠.
그러면 구속된 국회의원들은 어떨까요?
역시 월급에 휴가비에 보너스까지 꼬박꼬박 챙기고 있었습니다.
김빛이라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현직 국회의원의 지난달 급여 명세서입니다.
봉급과 입법활동비 등으로 천백만 원 정도를 받았습니다.
'특별활동비' 40여만 원만 제외하고 지난 1월 구속된 최경환, 이우현 의원에게도 똑같이 지급됐습니다.
두 의원은 8개월째 수감 상태, 의정 활동을 할 수 없는데 급식비와 입법활동비는 물론 상여금 성격의 정근수당과 설 휴가비도 다 받았습니다.
9천여만 원에 이릅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음성변조 : "정근수당이나 명절휴가비 이런 것도 구속돼서 형 확정을 기다리는 의원이나 현역 의원들이나 다르지 않다고 (보시면 됩니다)."]
'국회의원 수당법' 어디에도 구속된 의원의 급여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 형이 확정되거나, 스스로 사직하기 전에는 계속 지급되는 겁니다.
20대 국회 첫 구속 사례인 배덕광 전 의원의 경우를 보니 사직서를 내기 전까지 1년 간 1억 원 넘는 보수를 챙겼습니다.
선출직인 지방자치단체장 역시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형 확정 전까지 자체 징계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구속이 되도 급여는 계속 받습니다.
임창호 전 함양군수는 형 확정 전까지 넉 달간, 차정섭 전 함안군수는 임기 마지막 날까지 사퇴하지 않아 1년 넘게 급여를 받았습니다.
국회 내에서 문제가 안된건 아닙니다.
구속된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의 급여 지급을 중단하자는 법안이 나왔지만, 올 초 국회운영제도 개선소위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하반기로 논의를 미뤘습니다.
[이광재/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 "무죄추정의 원칙보다는 좀 더 가혹한, 좀 더 강력한 잣대가 국회의원 내지는 선출직 공직자에게는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미 의회는 본인이나 가족이 아플 때를 제외하고, 구속 수감 중인 경우를 포함해 국회에 결석한 일수만큼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