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장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깜짝 등장했습니다.
얼마 전 동물원 우리를 탈출했다 사살된 퓨마와 관련한 문제 제기를 하기 위해서였다는데, 전혀 상관이 없는 동물을 우리에 넣어 국감장에 데려온 행위가 오히려 '동물 학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국감이 열린 정무위원회 국감장, 철제 우리에 담긴 고양이 한 마리가 등장합니다.
표범 무늬로 유명한 벵갈 고양이입니다.
지난달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했다 사살된 퓨마 문제를 질의하겠다며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데려온 겁니다.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 "사살된 퓨마와 아주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지만 그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
김 의원은 당시 정부가 과잉 대응을 했다고 따져 물었습니다.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 "이 눈치도 없는 퓨마가 하필이면 그 날(남북정상회담일) 탈출을 해 가지고... 그러니깐 NSC가 소집이 됐어요."]
[홍남기/국무조정실장 : "안 열렸습니다. 제가 NSC 멤버입니다. 울타리를 건너가면 주변 인근에 있는 주민들은 굉장히 위험했습니다."]
화제를 모으기는 했지만, 당장 동물 학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병욱/더불어민주당 의원 : "벵갈 고양이 눈빛을 보면 상당히 불안에 떨면서... 동물 학대라는 차원에서 질의를 했는데 과연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벵갈 고양이를 이 회의장에 갖고 온 것이 동물 학대가 아닐까요?"]
국감장에 동물을 출석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0년 국감에선 구렁이가 2014년엔 뉴트리아가 등장했습니다.
[최일택/동물자유연대 팀장 :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동물들을 학대하고 고통을 주는 것, 이건 당연히 윤리적으로 맞지 않고, 이제 근절되어야 할 행위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해 예산과 국정을 감사해야 하는 자리라는 본질보다 보여주기식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