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세계가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졌는데요.
미국에는 마을 전체가 실버타운으로 가꾸어져 은퇴자들을 기다리는 곳도 있습니다.
노인들이 자치회를 만들어 직접 도시를 운영하며 삶의 질을 높여나가는데요.
그 현장을 김철우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십 여명의 노인들이 진지하게 목공 작업을 하는 가운데, 책장을 만들기 위해 힘을 합쳐 목재를 자르는 부부가 있습니다.
넉달 동안 공 들여 만든 목재자동차가 이 남성의 재산 목록 1호입니다.
[리차드/선시티 주민 : "자동차가 멋지지 않습니까? 1930년식 누젠버그 자동차입니다."]
공작실 작업 반장 짐 쿱멘 씨.
내년이면 아흔살이 되는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합니다.
[짐 쿱멘/89살/선시티 주민 : "보통 은퇴하면 그냥 의자에 앉아서 TV 보는 게 다였는데 지금은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선시티 입주자들은 모두 노인 자치회에 참여해 시설 운영 방안을 세우고, 도시 정책에도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그 결과 주 정부로부터 교육세 감면 혜택을 받아냈고,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태양열 발전을 이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리치 호퍼/선시티 자치회 위원장 : "선시티에는 중앙정부가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핵심이죠. 시장도 없고, 시의회도 없습니다. 맡은 분야와 직책이 회원들 모두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미국의 노인복지 산업의 특징은 수요자 층에 따라 다양한 시설이 공급된다는 점입니다. 선시티는 더 나아가 거주자들이 각종 시설 운영을 지원하며 은퇴자 마을을 가꿔나가고 있습니다.
애리조나주 선시티에서 KBS 뉴스 김철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