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 사건 수사를 놓고 경찰의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높은데요.
이에 대해 경찰이 좀 억울한 면이 있다며 경찰청 내부망에 수사 관련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담당 경찰서장의 지시로 올렸다는 이 입장문이 오히려 논란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동 수사가 미진했다."
" 현장 검증도 못했다."
"압수수색이 부실했다."
이렇게 고유정 사건 수사가 부실 논란에 휩싸이자 경찰이 입장문을 내놨습니다.
고유정 사건을 수사한 일선경찰 5 명이 경찰청 내부망에 수사 관련 입장문을 올린 겁니다.
왜곡된 언론보도를 바로 잡고, 사실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알고 보니 수사 지휘관인 제주 동부 경찰서장 지시로 작성됐습니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 서장 : "바로 알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해서... 실무자니까 자신들이 직접 느꼈던 소감을 실명으로 올리게 되면 더 생생한 현장감이 있지 않겠느냐..."]
현장검증을 안한 이유는 고유정이 '현대판 조리돌림'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고 밝히자,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경찰이 왜 "피해자 말고 가해자를 더 걱정하느냐,?" "해명이 아니라 변명이다" 등등 비판 여론이 더욱 확산됐습니다.
경찰서 홈페이지에 비난글이 쇄도하고, 해당 경찰들 징계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습니다.
그러자 서장이 또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기남/제주동부경찰서 서장 : "조금이라도 책임을 지게 된다면 모두 저한테 책임을 물어주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여론이 더 악화되자 제주지방 경찰청은 곤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한 고위 관계자는 "대내외적 파장 생각했을 때 용어나 글 게재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유족 요청으로 뒤늦게 제주 쓰레기 매립장에서도 시신 수색작업을 벌였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