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이미 한국이 더 많이 내기로 합의했다는 말도 했는데, 하지만 우리 외교부는 분담금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장 화법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분담금 인상 압력이 여느 때와 달리 거세질 걸로 보입니다.
이재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트위터에서 한국을 "매우 부유한 나라"라고 추켜세우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 협상이 시작됐다"고 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기자들 앞에서 직접 한국이 더 많이 내기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한국과 나는 합의했습니다. 한국이 미국에 (방위비 분담금으로) 훨씬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는데 동의했습니다."]
양국 관계가 매우 좋다면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낼 거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외교부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가 언급한 합의 시점이 언젠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트럼프 특유의 과장 화법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발언이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첫 한국 방문 직전 나온 만큼, 내일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중요 의제로 거론될 건 분명해 보입니다.
올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액은 1조 389억 원, 미국 정부가 바라는 금액을 공개한 적은 없지만 앞서 6배에 이를 거라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분담금이 불공평하다는 트럼프의 불만 토로에서 미국이 이번에 대폭 인상을 요구할 걸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한국에 3만 2천 명의 미군이 있습니다. 우리는 82년 동안 한국을 도와 왔는데 아무것도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내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선 호르무즈 해협 파병,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 등 다뤄질 수 있는 현안들도 많아 방위비 분담 협상과 맞물려 서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이재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