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KBS는 기무사가 세월호 유가족들을 전방위로 사찰했다는 내용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세월호 특조위 조사 결과, 기무사가 유가족들의 야간 음주 실태 등 아주 사소하고 내밀한 정보까지 사찰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고를 받은 청와대는 이런 정보를 언론대응 등에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월호 참사 9일 뒤 기무사령관은 청와대에 '중요 보고'를 합니다.
희생자 가족과 연계한 불순세력 활동을 차단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2주 뒤 유가족이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자, 민경욱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순수 유가족' 120명만 만나겠다고 합니다.
'순수 유가족'이란 말을 사용한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은 큰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유가족들은 당시에도 사찰을 의심했고, 사실 확인을 위해 심지어 가짜 회의를 열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이른바 가짜 회의에서 나온 버스 대수와 시위용 관의 모습 등 구체적인 내용은 실제로 기무사 내부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유경근/4.16 가족협의회 전 집행위원장 : "그 다음날 국회에 가니까 이미 국회에 기억은 안 나는데 어느 의원실에 보좌관이 와서 묻더라고요. 관을 가지고 왔냐고."]
기무사의 사찰은 전방위로 이뤄졌습니다.
실종자 가족의 몸싸움 사진부터 통장 사본과 야간 음주 실태까지 6백 건 넘게 기무사 지휘부로 보고됐습니다.
[박병우/사회적참사 특조위 진상규명국장 : "조사 행위를 종합해볼 때 사찰 행위 및 일련의 과정은 유가족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을 위한 세월호 정국 전환을 위해..."]
기무사는 당시 청와대에 대면보고만 35차례 하는 등 사찰 내용을 지속해서 보고했고, 호평을 받거나 격려금을 받았다고 특조위는 밝혔습니다.
특조위는 기무사 관계자 등 71명을 검찰에 수사 요청하기로 했고, 세월호 유가족들은 관계자들을 국가 폭력 행사 혐의로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