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상봉 앞두고 잠못이루는 102살 할머니

입력 2003.06.26 (21:00)

수정 2018.08.29 (15:00)

⊙앵커: 내일부터 제7차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집니다.
딸아이 만날 생각에 마음 설레고 있는 102살의 할머니를 이경희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올해 102살로 이번 상봉단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어순덕 할머니.
반세기 동안 가슴 속에만 담아왔던 이산의 한 만큼 얼굴의 주름살은 깊어졌습니다.
이제는 기력이 떨어져 사람조차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데도 북녁에 있는 아들, 딸 이름만은 또렷이 기억합니다.
⊙어순덕(102살/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만옥이, 의찬이.
⊙기자: 내일 금강산에서 막내딸 정만옥 씨를 만나는 어 할머니는 6.25전쟁 중 가족과 헤어져 남쪽에 홀로 남게 됐습니다.
⊙어재동(어순덕 씨 조카): 텔레비전을 보시면 외손자들 데리고 오고가고 할 때 눈물을 쏟고 하시는 걸 많이 안타깝게 봤습니다.
⊙기자: 상봉이 결정되면서부터 흥분과 설렘에 밤잠을 설치며 식은땀이 그치지 않는 어 할머니.
혹시나 잘못될까 비상약도 꼼꼼이 챙겼습니다.
⊙정옥자(어순덕 씨 며느리): 딸을 만나시면 감격해서 넘어가시면 어떡해, 이걸 잡수셔야 마음이 든든하셔서 진정이 되서 안 넘어가실 걸.
⊙기자: 어 할머니는 이산 후 지금까지 비슷한 처지의 이산가족과 모자의 인연을 맺어 살고 있습니다.
2박 3일간의 짧은 만남으로 반세기 동안 쌓인 오 할머니의 한이 얼마나 풀릴 수 있을지 KBS뉴스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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