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BS가 어제(1일) 입수, 공개한 홍수위험지도 관련 보도 오늘(2일)도 이어갑니다.
홍수위험지도는 지자체가 홍수에 대비해 방재사업을 하는 데 활용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쓰임새에 맞게 잘 활용되고 있을까요?
올여름 큰 수해를 입은 섬진강 일대를 중심으로 검증해 봤습니다.
유호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여름 경남 하동에 나흘 만에 집중호우 400mm가 쏟아지자 섬진강이 넘치면서 화개장터가 송두리째 침수됐습니다.
건물 310채가 물에 잠겼고, 이재민 280명이 발생했습니다.
32년 만에 완전히 침수됐습니다.
[문희순/화개장터 상인 : "올해처럼 이렇게 잠긴 건 처음이고요. 수문 여는 동시에 바닷물이 만조 상태였어요. 만조 시간하고 같았어요."]
100년 빈도 홍수위험지도로 이런 침수 위험을 미리 알 수 없었을까?
확인해 보니 화개장터 일대가 모두 위험지역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피해를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지도를 갖고 있던 하동군도 위험을 몰랐던 건 아닙니다.
하동군은 2015년 화개장터 일대를 침수 위험이 큰 '하전재해 위험지구'로 선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방 1.7km 구간을 더 두텁게 강화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실행하진 않았습니다.
[하동군 관계자/음성변조 : "(공사하면) 주민들이 영업하시는 데 생업에 다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가지가 완전히 잠겨 건물 천8백여 채가 침수되고 7백여 명이 대피한 구례군.
홍수위험지도와 피해 지역을 겹쳐 봤더니 거의 일치합니다.
[강송자/구례군 상인 : "(사전에 여기 좀 물 찰 수 있는 지역이다 이런 얘기는?) 그런 것은 전혀 없었고. 이렇게 말하자면 물이 넘친다는 것조차 상상도 못 했지."]
주민들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구례군은 인근 지역을 최우선 방재사업 구간으로 이미 지정해 놨습니다.
하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사업을 미뤘습니다.
[한기태/구례군청 수해복구 팀장 : "도에다 건의하면 전체적으로 또 우선순위를 뽑다 보니까 거기서 약간 후순위로 밀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방재 사업을 차일피일 미루다 수해가 발생하자, 구례군과 하동군은 뒤늦게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동군 관계자/음성변조 : "수해가 난 거로 해서 재해 복구 사업에 반영해서 정비를 하려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홍수위험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주민들은 수해 방지 사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김종원/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실제 피해 입은 구역이 상당히 일치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만약에 시민분들이 그런 정보를 미리 알 수 있었더라면 피해가 더 적지 않았을까..."]
이번 수해로 하동과 구례에 투입된 재해복구예산만 4천4백억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그래픽:김경진 안재우 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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