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규탄’ 빠진 유엔 안보리 성명…“아웅 산 수 치 석방하라”

입력 2021.02.05 (07:24)

수정 2021.02.05 (07:30)

[앵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아웅 산 수 치 고문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당초 알려진 초안과는 달리 미얀마 군부를 직접적으로 규탄하는 내용은 성명에서 빠졌습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현지시간으로 지난 화요일 열린 긴급회의에서 성명서를 채택 못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얀마 쿠데타 발생 만 나흘이 다 돼서야 공식 성명을 내놨습니다.

안보리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아웅 산 수 치 고문을 포함해 구금된 모든 사람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바바라 우드원드/유엔 주재 영국대사 : "아웅 산 수 치 국가 고문과 윈 민트 대통령 등 강제 구금된 모든 사람들을 즉시 석방 할 것을 촉구합니다."]

안보리는 그러면서, "미얀마 민주화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했고, "미얀마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접근을 보장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미얀마의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탄압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들의 안전을 위한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우려는 담겼지만, 결국 안보리 성명에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직접적으로 규탄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안보리 의장국인 영국이 주도해 작성한 초안에서 성명 문구가 많이 순화됐다면서, 유엔에서 미얀마를 지원해 온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제 열린 긴급회의에서 성명을 못 낸 건 결국 중국과 러시아가 성명 초안을 거부하고 시간을 끌었기 때문이란 겁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에도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군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실제로 이뤄지기가 쉽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촬영기자:손덕배/영상편집: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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