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추기경이 어젯밤 향년 90세의 나이로 선종했습니다.
정 추기경의 장례는 오늘 새벽 진행된 첫 추모 미사를 시작으로 닷새 동안 명동성당에서 진행됩니다.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자정이 넘은 시각, 서울 명동성당.
정진석 추기경의 시신이 제대 앞 투명 유리관에 안치된 가운데 염수정 추기경의 주례로 첫 추모 미사가 진행됐습니다.
[염수정/추기경/천주교 서울대교구장 : "정 주교님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가셨습니다. 또한 단순히 말이 아니라 당신의 몸과 마음 전체로 그 고귀한 가르침을 실제로 보여주셨습니다."]
1931년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난 정 추기경은 한국전쟁의 참상을 겪고 사제의 길을 택했습니다.
1961년 사제품을 받고, 1970년 청주교구장에 임명되면서 만 39세에 최연소 주교가 됐습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임명하셨습니다."]
그리고 2006년, 고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 추기경이 됐습니다.
[故 정진석/추기경/2006년/추기경 서임 후 첫 미사 : "복음을 전달해 주실 때 모든 계층의 사람에게 신분을 가리지 마시고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행복을 느끼도록 인도해 주시는 일에 앞장서 주시기를..."]
자타공인 '교회법 전문가'로 불리며 가톨릭교회법전 한국어판 작업을 주도하고 해설서를 포함해 60권 이상의 책을 썼습니다.
사회에 대한 비판의 끈을 놓지 않았던 정 추기경은 지난 2월 심한 통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두 달여 만인 어젯밤 10시 15분쯤 노환으로 선종했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정 추기경이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라는 말씀을 남겼다고 전했습니다.
평소 생명운동을 이끌었던 정 추기경은 생전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선종 후 각막기증이 이뤄졌습니다.
서울대교구장으로 치러지는 정 추기경 장례는 주교좌성당인 명동성당에서 5일장으로 거행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영상편집:박경상/화면제공:가톨릭평화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