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앞에서 올해도 국내에서는 많은 유명인사들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면면을 홍수진 기자가 돌아봅니다.
⊙기자: 올해 시작과 함께 한글학계의 큰별이 졌습니다.
주시경, 최현배를 잇는 대표적 국어학자 허 웅 회장이 86세로 눈을 감았습니다.
한글현대화에 앞장섰던 한갑수 선생도 떠났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국민의 시 꽃을 남긴 김춘수 시인도 투병끝에 천상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5공 때 잠시 정치인으로 변신하기도 했지만 우리 마음 속에 그는 영원한 꽃의 시인입니다.
또 한 명의 시인도 눈을 감았습니다.
투토의 시인 구상, 죽음은 미움보다 사랑보다 신기한 것이라고 노래했던 그가 영면을 맞았습니다.
불교의 해외포교에 앞장선 숭산스님.
해외에서 세계 4대 성불로 추앙받으며 현각, 무량스님 등 60여 명의 뛰어난 외국인 제자를 배출했습니다.
정치의 부침이 많았던 올 한 해 양 김 씨와 함께 우리나라 야당사에 한 획을 그었던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가 40년의 외로운 야당인생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국내 최초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세운 카지노의 대부 전락원 파라다이스 회장도 영욕의 삶을 마감했습니다.
꽃밭에서, 과꽃 등 주옥 같은 노랫말을 남긴 아동문학가 어효선, 6, 70년대 대미, 대일외교를 주도한 외교사의 산증인 김동주 전 외무장관, 빨간 마후라의 작곡자이자 문학평론가인 황문평, 한국사의 맥을 이어온 이기백 교수, 올해는 유난히 우리에게 큰 위로를 주고 한 시대를 대변했던 문화, 예술인이 많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KBS뉴스 홍수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