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직원은 귀가”…산불 비상 소집에 성차별 논란

입력 2023.04.04 (21:10)

수정 2023.04.04 (21:21)

[앵커]

산불이 난 자치단체마다 불길 잡느라 비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전시에서 공무원들이 진화작업을 위해 모이자 여성은 귀가하라고 지시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송민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난 일요일,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대전시는 오후 5시쯤 전 직원을 비상 소집했습니다.

직원들이 산불 현장에 모여들자 2시간 뒤 이번엔 "산불 현장에 비상대기 중이거나 집결한 여직원은 귀가하라"는 단체 메시지를 보냅니다.

4시간 뒤에는 다음날 비상근무 지침을 전달했는데 남성 직원들은 아침 6시까지 버스에 탑승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사실상 남성 직원들만 산불 진화에 투입하기로 한 겁니다.

이같은 지침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지자 "산불은 남자 공무원만 끄냐" "우리 회사도 여직원은 당직 안 선다" 등 남성들의 불만이 잇따랐습니다.

대전시 내부에서도 부적절한 지시였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대전시 공무원/음성변조 : "여자분들도 산에 직접 들어가서 진화 작업을 하지 않더라도 (산불 관련) 업무를 분담해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전시 공무원/음성변조 : "문자 받았을 때 불공평하다고 느꼈어요. 이게 또 남녀갈등 조장돼 가지고 '여자 공무원 필요 없다' 이런 식으로 댓글 달린 게 있는데, 좀 마음이 아프죠."]

논란이 확산되자 대전시는 초유의 산불에 현장이 너무 혼란스러워 사려 깊지 못한 결정을 내렸다고 사과했습니다.

다만 체력적으로 힘들고 위험할 수 있어 남성 위주로 선발한 것이라며 지금은 부서별로 인원을 정해 남녀 구분 없이 비상 근무에 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뉴스 송민석입니다.

촬영기자:오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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