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맨 김덕룡 “문민정부 30년은 민주주의 30년”, ‘YS가 현 대통령이라면 이렇게 했을 것’

입력 2023.04.28 (11:23)

수정 2023.04.28 (11:46)

■ '올해는 문민정부 30주년, YS에 대한 재평가 필요'
■ YS, 전 정부나 남에게 책임 미루지 않아.. 본인 잘못 인정하고 사과에 인색하지도 않아.
■ 현 여야 관계 너무 살벌, YS라면 야당하고 협력 대화 야당 의견을 받아 국정 운영했을 것.
■ 윤 대통령, 정치 경험 전혀 없는 사람, 정치선배들의 조언, 충고 들어야.
■ 한일관계 정상화 맞지만, 일본 옹호는 잘못된 일, 중·러 하고 대립해서는 안 돼.
■ 민주당 돈 봉투 사건은 이재명 대표 탄생까지 이어진 일, 예전의 관행으로 넘길 일 아냐.
■ 2012 대선 문재인 지지 선언은 박근혜 당선 막기 위해 한 결정, 박근혜는 대통령감 아냐.
■ 지난 대선에서 윤, 이 둘 다 만남 요청받았지만 모두 거절해.

※ 인터뷰 내용은 오늘 28일(금) KBS1TV에서 오후 4시부터 방송되는 사사건건 <사사건건이 만난 사람>을 통해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는 서울 서초구 김영삼민주센터에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인터뷰는 서울 서초구 김영삼민주센터에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김덕룡 전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측근 정치인이다. 1964년 서울대 문리대 학생회장으로 6.3항쟁에 참여하면서 제적당한 뒤 김영삼 의원의 비서로 정치를 시작한 이후 2008년 17대 국회의원을 끝으로 현실정치에서 은퇴하기까지 평생 그는 YS 곁을 지켰다. 야당 정치인으로 군부독재를 종식 시키기 위한 민주화운동의 한 복판을 지나왔고, 3당 합당을 통해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정무장관을 두 차례나 역임하기도 했다. 정계 은퇴 뒤에는 현실정치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2012년, 2017년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아닌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 선언을 하면서 그 배경에 다들 주목한 적도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민주평통 수석 부의장을 맡아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지금은 김영삼 민주센터 이사장과 민주화추진협의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올해는 1992년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문민정부가 출범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문민정부의 시작이 바로 한국 민주주의의 시작이라는 것이 그의 평가다. YS의 가장 곁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온갖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거쳐왔던 그를 만났다. YS의 재평가 작업은 왜 필요한지. YS는 어떤 정치인이었는지, 현재 극한대립으로 치닫는 여야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전히 30%대 초중반에 머무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들어봤다.

Q. 2008년 17대 국회의원을 마지막으로 정치 일선에서는 떠나셨는데 어떻게 지내셨나요?

가장 큰 관심사는 세계에 나가 있는 750만 재외동포 문제입니다. 재외동포와 한반도에 있는 우리 국민이 연대하고 협력해서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국가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일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또 대한민국의 궁극적인 국가목표는 통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이 교류 협력을 강화하고 전쟁 없는 평화를 유지하면서 서로 번영을 이루도록 남북관계에 관해서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올해는 특히 문민정부 출범 30주년을 맞아서 기념사업에 집중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흔히 한국의 민주화의 출발점을 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로 생각하지만 저는 실질적인 민주화는 1992년에 김영삼 대통령(이하 YS) 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출범한 문민정부 이후라고 생각합니다. 올해가 문민정부 출범 30주년이기 때문에 한국의 민주화도 30주년이 되는 해죠.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한국의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조명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Q. 문민정부의 가장 큰 업적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치군인 모임인 하나회를 척결함으로써 쿠데타 없는 정치 세계를 만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공한 쿠데타라도 처벌하는 세계 유일의 사례를 만들었습니다. 민주화와 관련해서는 YS야 말로 민주화의 상징적 존재이면서 민주화의 영웅이라고 해도 절대 과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금융실명제를 시행해서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Q.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시행은 사전에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YS가 전격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셨습니다. 하나의 척결만 해도 그렇습니다. 서울의 봄이 왔다고 했던 1980년대에 전두환 군부가 쿠데타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때 YS가 정치 군부인 하나회를 척결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한국의 민주주의가 정착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집권하게 되면 정치군인을 척결하겠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집권 직후에 며칠 만에 하나의 척결을 했던 겁니다. 그것을 주변에 이야기하지 않고 비밀로 했기 때문에 전격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진 겁니다.
금융실명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당시 정무장관이었고 비서실장도 했던 사람입니다. 누구보다도 측근이었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인데도 저에게조차 비밀로 했습니다. 제가 당시 남미에 대통령 특사로 나가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사를 갔더니 언제 출발하냐고 물으셔서, 언제 출발한다고 답하니까 “아 그래. 그러면 해외에서 들을 수밖에 없네. 알았어.” 라고만 말씀하실 정도였습니다.
또 당시 경제수석이 금융실명제는 지금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반대를 하니까 경제수석도 논의에서 빼고 실무자들하고만 논의했습니다. 실무자들을 집에 못 들어가게 할 정도였습니다. 부인에게도 이야기하지 말고 집에는 해외출장 간다고 말하라고 지시하시고 호텔에서 작업을 시켰습니다. 그렇게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되 최대한 기밀을 유지했습니다. 모든 정책을 추진하면서 준비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하셨기 때문에 사전 준비를 충분히 하셨습니다. 그러나 발표되기까지는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하는 것이 그분의 아주 특징적인 추진방법이었습니다.

Q. 임기 중에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등 대형 참사가 일어나면서 사고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는데요.

사실 알고 보면 군사독재 개발시대의 빨리빨리 문화, 성과주의에 급급했던 그런 것들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은 남의 탓으로 넘기지 않았습니다. 사고 자체가 전임 정부에서 원인이 만들어진 것이었지만 관리를 잘못한 내 책임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만 해도 그렇습니다. 사실 그때 대한민국은 세계로 나가야 하고 수출주도국가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우루과이라운드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참여하려면 쌀 수입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때 농민들에게 쌀 수입을 안 하겠다고 약속을 했거든요. 그러나 어쩔 수 없었습니다. 쌀을 수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농민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데 인색하지 않으셨습니다. YS는 결코 남에게 책임을 미루거나 사과하지 않으면서 비굴하지 않았습니다. 당당하게 일을 처리했습니다.

Q. 임기 말 IMF 사태를 불러왔다는 책임은 벗어나기 힘든 부분일 텐데요.

IMF와 관련해서는 그 당시 누구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 동남아 국가들을 휩쓸었던 외환위기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당시 기업, 은행들이 외국에서 싼 단기자금을 들여와서 다시 해외나 다른 기업에 고율로 대출해주는 이자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아자동차를 정리해야 하는데 야권이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왜 국민 기업을 정리하려고 하느냐, 호남기업을 뺏어서 영남에 주려고 하는 게 아니냐면서 정치적인 반대를 했습니다. 그런 진실들이 좀 더 연구돼서 YS한테 씌워졌던 족쇄를 이제는 벗겨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정치인으로서 YS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YS의 여러 장점이 있지만 가장 큰 장점이 경청하는 자세였습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면 “그래 알았어. 라고 하시면서 들으신 다음에 “내가 확인해 보고 이렇게 할 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경청하는 것이 그분의 최고의 장점이었습니다. 그런데 YS도 대통령 되시고 나서 한 2년간은 열심히 남 이야기를 경청했는데 2년이 지나니까 말을 많이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래서 왜 그럴까 보니, 참모들이나 장관들이 최고 전문가인데 그 사람들이 다 “각하 맞습니다. 옳습니다. 그렇습니다. 참 타고나셨습니다.” 이렇게 다 아부하는 데다, 또 본인이 고급 정보를 많이 듣지 않습니까. 참모들이 와서 보고할 때 조금 아닌데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으셨을 거고요. 그러다 보니까 듣는 것보다도 말하는 것이 더 비중이 높아지더라고요.

1983년 5월 18일 김영삼은 민주화 5개 항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김덕룡 당시 비서실장이다         - 사진제공 : 김영삼 민주센터1983년 5월 18일 김영삼은 민주화 5개 항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김덕룡 당시 비서실장이다 - 사진제공 : 김영삼 민주센터

Q. YS가 서거 전에 유언으로 ‘통합과 화합’이라는 글자를 써서 차남 현철 씨에게 남겨줬습니다. 현재 한국 정치 상황을 보면 유언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 여야 관계를 보면 너무 살벌합니다. 여야관계란 것은 정책을 놓고 경쟁을 하는 그런 관계여야 하는데, 상대를 타도하고 섬멸시키려고 하는 적으로 보는 이런 적대관계는 가는 것은 뭔가 잘못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당과 대통령은 야당과 협력하고 대화하고 협상하고, 또 국민에게도 충분히 사전에 설득해서 협력을 받아내고, 잘못이 있으면 솔직하게 시인하고 사과하고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저희가 민주화 운동 할 때는 군부 독재가 정말 굉장히 참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었지만, 낮에는 정말 생명을 걸고 싸우다가도 저녁에는 만나서 같이 식사도 하면서 “당신들 이거 잘못됐다. 너무한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대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여야 대화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같은 당 국회의원들도 그런 게 없다고 들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Q. 보수 정당 정치인으로 길을 걸으셨는데 2017년 때 대선 때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아닌, 민주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제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야당이던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했습니다. 당시 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제일 어려울 때였습니다. 그때는 토요일도 휴일이 아니어서 일주일에 6일, 하루에 5번 당 대표하고 회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당 대표가 사회를 봐야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사회를 전부 나한테 맡기는 겁니다. 내가 보니까 그것이 겸손해서가 아니라 회의를 주재할 능력이 없던 거였습니다. 그리고 (회의에서) 한마디도 안 합니다. 제가 “박 대표님 이야기 좀 하십시오.” 그러면 “알았어요. 뭐 그렇게 뭐 하세요. 그렇게들 하세요.”라고만 말합니다. 그것을 보고서 이 사람은 국가 경영능력이 없다고 봤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자기 아버지를 칭송하는 아버지 영광을 위해서 하는 일 외에는 국가경영이란 게 없을 것 같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박근혜가 되는 건 막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당시 신문에서 박 대표가 자택 공개해 안 한다고 기사가 나와서, 박 대표에게 “제가 원내대표가 됐는데 한번 부대표들이랑 집으로 초대해서 밥 한번 내십시오.” 라고 해서 집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게 처음 집을 공개하는 자리였습니다. 당시에 대변인이 전여옥 전 의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전여옥 의원이 저 보고 그래요, “대표님 방을 다 둘러봐도 책이 한 권도 없네요.” 그래서 저도 보니까 책이 한 권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박근혜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더 깊어졌습니다.

Q. 그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해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셨던 거네요?

박근혜의 (대통령당선을) 막으려고 보니까, 문재인 후보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는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후보에게 만나자고 했어요. 만나서 당신이 대통령이 되면 뭘 어떻게 하겠느냐 물어보면서, 나는 개헌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입니다. 저도 87년 체제를 만드는 데 앞장선 사람이지만 그때는 독재 군사 독재를 종식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직접 선거하는 직선대로 가야 했기 때문에 했는데 이제는 시대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승자 독식 체제는 옳지 않다고 봤습니다.

Q. 개헌이라면 의원내각제 개헌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의원내각제가 좋은 제도이지만 우리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겠죠. 왜냐하면, 국민은 아직도 대통령은 직접 뽑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요구했습니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아서 국방, 외교를 맡고, 총리는 국회에서 선출해서 내치를 맡기는 그런 중간 단계를 거쳐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생각에 문재인 후보가 동의해서 지지를 선언한 겁니다.

Q. 하지만 지지하셨던 문재인 후보가 2012년 대선에는 낙선했습니다. 2017년에 다시 후보에 출마했을 때도 지지 선언을 하셨는데 그때도 같은 이유였나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이 된 뒤였는데 당시 여당이 분열됐고, 문재인 후보가 개헌하겠다고 해서 저 같은 민주보수, 개혁보수가 당신을 지지한다고 밝힐 테니 개헌을 꼭 해서 승자독식 체제인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했습니다.

Q. 그런데 약속을 안 지킨 셈이 됐네요.

안 지켰죠, 제가 개헌안을 내긴 했습니다. 그런데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안 됐어요. 그러고 보니 참 정치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람은 괜찮은 사람인데 나라를 통치할 만한 그런 식견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Q. 지난 대선에서는 누구를 지지하셨나요.

그때 이재명 후보가 결사적으로 만나자고 여러 번 연락이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나는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가까운 사람을 통해서 인사만 받으시면 되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런데 내가 그랬어요. “당신 만나고 나면 기자들이 와서 지지했냐고 물어볼 거 아니냐. 그럼 내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할 텐데 당신이 손해 보는 짓을 왜 하려고 그러느냐.”고 답했습니다. 윤석열 후보도 몇 사람을 보내서 만나자고 요청해 왔지만, 나는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거절했습니다.

Q.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30% 초반입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윤 대통령이 솔직히 말해서 경험이라고 해 봐야 검사, 특히 특수부 검사만 했습니다. 대통령을 하려면 의회 경험이라든가 정당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보완하기 위해서 선배들의 조언이라든가 충고도 듣고, 아니면 좋은 참모를 둬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좀 부족해 보입니다. 조언을 들으려면 솔직히 말해서 겸손해야 하는데 그게 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이라면 참모도 솔직히 편한 사람이 아니라 올스타를 동원해야 합니다.

Q. YS 문민정부 당시와 비교하신다면?

그때는 대부분의 정부 인사들은 전문가들은 등용했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하던 사람들은 거의 다 배제했습니다. 저는 정무장관을 했지만, 정무적인 자리 이외에는 전부 최고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동원했습니다. YS가 지금 대통령이었다면 야당 인사들도 등용했을 겁니다.

Q. YS가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그리고 현재의 집권당의 대통령이라면 지금 국내에 많은 문제를 어떻게 풀어갔을 거라고 보시나요?

YS라면 이렇게 폭 좁은 인사를 하지는 않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야당 인사라도 등용시키고 그렇게 하지 않았겠는가, 저는 그런 생각이 들고 책임을 남한테 미루지 않고 자기 잘못을 시인할 것은 시인하고 그리고 국민에게 당당하게 잘못 됐습니다라고 사과도 하고 그런 정치를 하셨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야당하고 협력하고 대화하고 협상하고 야당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국정을 운영하지 않았겠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Q.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교류 정상화 과정에서 일본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한 것 아니냐고 야당이 지적하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한일관계를 정상으로 하는 것은 옳은 방향인 건 맞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걸맞은 일본의 역할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식민통치에 대해서 반성도 안 하고 사죄도 안 하겠다고 하는데, 안 해도 괜찮다고 하는 것은 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을 옹호하고 합리화시켜주듯이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돼도 너무 잘못된 일이고, 국민 자존심에도 맞지 않습니다.

Q.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 중입니다. 성과와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어쨌든 우리나라는 한미 동맹이 모든 외교의 핵이 돼야 한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미국 일변도로 가서는 안 됩니다. 나쁜 표현으로 줄타기하지 말라고 하지만, 균형이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중국이 가지는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볼 때 남북관계라든가 경제적인 문제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중국과 대립하고, 러시아하고도 대립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됩니다. 국익을 위해서 균형 잡인 현명한 외교를 해야 합니다.

Q. 지금 여당이나 야당이나 여러 ‘리스크’ 들이 있습니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이 ‘돈 봉투 사건’으로 시끄럽습니다.

우리가 정치할 때는 솔직히 전당대회에서 돈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습니다. 그런 것을 이제는 배제하고 정치 개혁하고 혁신하자고 하는데 지금까지도 그러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송영길 대표가 선출됐던 민주당 전당 대회를 보면 0.58% 차이밖에 안 났다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결국 송 대표가 자기 지역구도 이재명 후보에게 넘겨줬고 그것이 나중에 이재명 대표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예전 정치권이 가졌던 구태의 연장이 아니라 커다란 변화를 만든 겁니다. 오늘날 이재명 대표까지 만들고 굉장히 우리 한국 정치사를 확 바꾸는 결과였기 때문에 이것을 예전 정치권의 관행으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Q. 여당인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체제도 불안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김기현 대표하고 가깝습니다. 제가 (한나라당) 대표할 때 부대표를 한 사람입니다. 나하고 인간적으로도 가까운데 요새 여당 보면 너무 안타까워요.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은 올해 82살의 원로지만 매일 사무실로 출근해 문민정부 30주년 관련행사 일을 챙긴다고 한다.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은 올해 82살의 원로지만 매일 사무실로 출근해 문민정부 30주년 관련행사 일을 챙긴다고 한다.

Q. 내년 총선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내년 총선이 굉장히 중요한데. 집권당이 진다면 나는 윤 대통령이 편안할까? 다음 정권을 만들어낸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만약에 국민의힘이 제1당이 못 되면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올 수도 있다고 보시나요?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지면 바로 레임덕 아니겠어요. 그리고 지금 민주당이 하는 것을 봐서는
총선에서 자기들이 이기면 가만히 있겠어요. 정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테니 예측하기가 진짜 어렵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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