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세계 최강 미군 구인난…원인은?

입력 2023.08.17 (10:53)

수정 2023.08.22 (11:12)

[앵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으로 안보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군이 최근 입대 지원자가 줄어 고민이라는 외신 보도가 있었습니다.

모병제를 택하고 있는 미국에서 왜 군인이 되려는 이가 감소하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오동진 국방대학교 국방관리학과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모병제를 선택하고 있지 않습니까?

1973년 이후 100% 모병제로 전환했다고 하는데, 미국 병력자원 확보 제도의 역사와 미군이 모병제를 선택하고 있는 이유부터 설명해 주시죠.

[답변]

미국은 영국과의 독립전쟁 당시 징병제를 처음 도입한 이후 징병제와 모병제를 반복적으로 실시해 왔습니다.

독립 후 모병제로 전환했으나 남북전쟁(1861~1865)을 맞아 다시 징병제를 채택했습니다.

남북전쟁 후 모병제로 복귀했다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참전을 계기로 징병제가 부활하였고, 이후 2차 세계대전 (1939~1945), 6.25 전쟁, 베트남 전쟁까지 계속 유지되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 전황이 불리해지고, 사상자가 급증한 반면, 사회적으로 병역면제자가 많아지자 미국 국민 사이에서 전쟁과 병역제도에 대한 논쟁이 확산되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 논쟁은 정당하지 않은 전쟁에 청년들을 강제로 보내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문제로 확산되었습니다.

이에 1969년 닉슨 대통령은 병역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징병제의 경제적 비용과 효율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결국 내부토론과 의회 입법과정을 거쳐 미국은 1973년 7월 1일부로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합니다.

올해 7월 1일은 미국이 징병제를 폐지하고 100% 모병제로 전환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를 기념해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해병대 신병훈련소에서 군 복무에 자원한 이들을 치하하였고, 오스틴 국방장관은 징병제 폐지 50주년 기념사에서 “나라에 봉사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 복무에 자원한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원해서 군에 입대하겠다는 젊은이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미 국방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미군 입대 지원자 부족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가요?

지원이 감소하면 미군의 병력 확보와 전력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미국의 육군, 해군, 공군 모두 신병모집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육군은 작년 6만명 모집을 목표로 하였지만 1만5천명이 부족하였습니다.

올해는 6만5천명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 추세대로면 1만명 부족한 5만5천명만을 현역병으로 모집할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의 경우 작년에는 현역병 모집 목표를 달성하였지만, 이는 올해 입대 예정자를 작년에 조기 입대시켜서 가능했습니다.

올해는 37,700명의 현역병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약 6천명이 부족할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 공군도 올해 27,000명 모집 목표 대비 약 3,4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병 모집의 어려움은 병력 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미 육군의 경우 유럽과 태평양 지역에서 임무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역 신병의 부족으로 22년에 전체 병력을 476,000명에서 466,000명으로 감축하였으며, 올해는 445,000명 수준까지 추가 감축할 예정입니다.

신병 부족으로 2년 동안 약3만명의 병력을 감축하는 것입니다.

[앵커]

미국에서 최근 군인이 되려는 이가 감소하는 원인은 어떻게 분석되고 있습니까?

[답변]

계획보다 부족한 신병 모집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우선 코로나19가 미국을 덮친 지난 2년간 신병을 모을 수 있는 학교, 공공행사, 채용박람회, 청소년단체 등에 모병관들이 접근할 수 없는 게 컸습니다.

직접 면담이 제한되면서 온라인 모병으로 전환했지만 한계가 있었습니다.

민간기업과의 경쟁에서도 군은 밀렸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서 미국 경제 전반에서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민간기업들은 인력 확보를 위해 급여를 인상하고 여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그 동안 군인을 매력적인 직업으로 보이게 했던 대학 등록금 지원이나 다른 추가 유인책의 효과를 감소시켰습니다.

또한, 2001년 9/11테러 이후 군 복무 지원 증가요인이었던 애국심이 희미해진 것도 한 원인으로 보입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고 더 이상 미국을 위해 싸울 전쟁이나 테러리스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부상이나 사망 가능성이 적은데 연봉은 더 높은 민간기업 일자리로 청년들이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더해, 미군에 복무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청년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22년에 미국 청년인구의 29%만 군 복무가 가능한 체력, 건강, 교육, 도덕 기준을 충족하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올해는 23%로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미 국방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군 복무 가능 청년 중 9%만이 군 복무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습니다.

[앵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병력자원 확보와 유능한 인력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도 설명해 주시죠?

[답변]

미군은 유능한 인력 확보를 위해 입대보너스를 $50,000로 높이고, 30일 안에 신병교육훈련에 조기 입소하는 인원에 대해서는 $35,000를 추가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신병모집 가능 집단을 확장하기 위해 목에 있는 문신이나 다른 기준들을 완화하기도 했습니다.

22년 6월 미 육군은 고등학교 졸업장을 입대 자격 요건에서 제외시키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군에 입대하고 싶지만 입대 시험성적 및 신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지원자들을 위해 미 육군은 22년 8월부터 미래 군인 준비과정 (Future Soldiers Preparatory Course)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기준 6,800여명의 지원자들이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졸업하고 기초군사훈련에 참가하였으며, 졸업생의 기초군사훈련 성적이 우수하고 중간 퇴소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더해 미 육군은 모병의 주요 대상집단인 16세에서 28세 청년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Be All You Can Be)”, “장애물을 극복하다 (Overcoming Obstacles)”라는 새로운 육군 광고를 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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