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김효재 부위원장·김현 상임위원 퇴임…당분간 2인 체제

입력 2023.08.23 (11:27)

수정 2023.08.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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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김효재 부위원장과 김현 상임위원이 오늘(23일)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습니다.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이동관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임명을 받더라도 당분간 2인 체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오전 먼저 김현 상임위원이 기자실을 찾아 퇴임 인사를 전했습니다.

김 위원은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사무처 직원들의 노력과 헌신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그동안 성실과 절실, 진실 등 이해찬 전 총리가 언급한 '3실'을 마음에 새기고 공직 생활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여러모로 부족했고 주변 분들의 말씀에 소홀했다는 아쉬움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 위원은 이어 "방송은 물과 공기와 같다고 한다"며 "평상시에는 존재감마저 없지만, 오염되고 나서야 불편함과 위험을 느끼게 되고 개선을 위해서는 몇 곱절의 노력을 하게 된다"며, 최근 두 달 반 정도 방통위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자고 일어나니 흑백 TV 세상이 됐다", "21세기 대한민국이 제5공화국으로 회귀한 듯 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은 최근 80여 일 동안 3인 체제의 위원회 구조에서 40여 년 동안 사회적 합의로 진행된 TV 수신료 징수 방식 개정, 근거 없는 공영방송 이사 해임 등이 이뤄졌다며, 단식까지 하며 대항하려 했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는 위원장 직무대행 앞에 무력감을 느꼈다고도 밝혔습니다.

현 정부 들어 방통위 직원 60여 명이 조사를 받고 2명이 구속된 상황에 대해선, 직원들에게 위로·감사와 함께 "정권은 유한하고, 국민은 영원하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억지를 부린다면 한순간은 가능해도 영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거취에 대한 질문에는 주변 분들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며, 방통위가 외풍에 휘둘리지 않도록 법적으로 미비한 점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효재 부위원장도 오후에 기자실을 방문해 퇴임을 맞는 소회를 전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퇴임사에서 "국회의원과 대통령 보좌 등 여러 공직을 거쳤지만, 방통위처럼 내 결정이 완충 장치 없이 직접적이고 날카롭게 국민 생활을 규율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서릿발 칼 날진 그 위에 서 있는' 느낌으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또 "어떻게 방송·통신 변화의 물결에 뒤처지지 않게 할지, 거버넌스를 어떻게 바꿀지 고민은 많았지만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며 후임에 무거운 책무를 남겨두고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도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공영방송의 책무와 역할을 재정비할 수 있는 논의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보람이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었다"며, 공영방송의 공영성 등 품질이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다만 "임기 마지막 판에 정치적 견해의 차이로 화합하는 방통위를 만들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고 전하고, 방통위 직원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상임위원 2명이 동시에 퇴임함에 따라 그동안 3인 체제로 운영되던 방통위에는 대통령 추천 몫인 이상인 상임위원만 남게 됐습니다.

25일쯤 이동관 후보자가 대통령의 임명을 받고 위원장으로 취임하더라도 공석이 채워질 때까지 방통위는 2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난 3월 퇴임한 안형환 전 위원의 후임으로 최민희 전 의원이 국회 추천을 받았지만, 자격을 놓고 시비가 일면서 법제처가 장기간 유권 해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은 여당 몫의 위원으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유력한 후보로 검토하고 있고, 민주당은 지난 21일 야당 추천 몫의 방통위 상임위원 추천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조만간 회의를 열어 공개모집 절차 등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민주당 안팎에선 MBC 기자 출신으로, 20대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김성수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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