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성 혼자 사는 집에 속옷을 훔치려고 침입했다가 폭행한 옆집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습니다.
스토킹 혐의가 아니어서 접근금지 명령도 받지 못해 피해자가 오히려 한 달간 집을 떠나있어야 했습니다.
이도윤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혼자 사는 20대 여성 A 씨.
한 달 전쯤 밤 늦게 귀가해 침실에 들어갔다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방문과 벽 사이에 웬 남성이 서 있었던 겁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문을) 닫으려고 했는데 여기 있었어요."]
소리를 지르자 남성은 A 씨를 밀친 뒤 도망쳤고, A 씨는 팔과 얼굴에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열흘 만에 경찰에 붙잡힌 범인은 옆집에 사는 30대 남성이었습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비슷한 시기에 이사를 왔어요. 저랑 심지어 인사를 나눴던 사이더라고요."]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A 씨의 속옷을 훔치러 들어갔다고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또 지문 등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장갑을 낀 거로 보인다는 게 경찰 수사 결과였습니다.
성적인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한 거로 의심되지만, 강도상해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은 기각됐습니다.
직업이 있고 가족과 주기적으로 연락하는 등 도망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단 게 이유였습니다.
A 씨의 집은 피의자의 바로 옆집, A 씨는 사건 후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이 문틈을 보는 것도 힘들고. 다 들리거든요. 움직이는 소리나 이런 게. 어제도 있었고. (집에) 혼자 있으면 손이 떨리더라고요."]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해보려고 했지만 강도상해 혐의는 대상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A 씨는 결국 한 달간 직장 동료 집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다행히 남성은 어제 거처를 옮긴 거로 확인됐지만 A 씨는 집에 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제 집을 다 아는 상태잖아요. 제가 이사 가지 않는 이상, 저는 이 집에 살아야 되는데..."]
경찰은 일단 피의자에게 수시로 전화해 접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임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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