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논란이 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비상장주식 미신고를 그동안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법관의 윤리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지만, 내부 감독과 감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10억 원 가량의 가족 명의 비상장주식을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법이 바뀐지 몰라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이균용/대법원장 후보자 : "어쨌든지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또 송구스럽습니까? 어떻게 책임 지실 거예요. 그래서?"]
[이균용/대법원장 후보자 :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습니다."]
법관의 재산신고와 공개, 이해충돌 여부 등은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감독하는데 이 후보자의 재산신고 누락을 한 번도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KBS가 확보한 심사 결과를 보면 재산을 신고한 법관 2만 5천여 명 가운데 과태료 등의 징계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가장 가벼운 경고나 시정조치를 받은 법관도 0.2%에 불과했습니다.
재산 신고 뒤 외부에 공개까지 해야 하는 고위 법관으로 좁혀 보면, 경고나 시정 조치도 없었습니다.
[김승남/더불어민주당 의원 : "단 한 차례도 이것을 사전에 잡아내지 못했던 것을 보면, 나머지 법관과 법원행정처 직원들의 재산 신고 내역에 대해서도, 보다 철저하게 심사해 볼 필요가 있다..."]
재산을 외부에 공개해야 하는 고위 법관은 3천만 원 이상 주식을 보유할 경우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해야 하지만, 이 역시 유명무실했습니다.
주식백지신탁 제도가 도입된 2005년 말 이후 백지 신탁을 맡긴 고위 법관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법관이 보유한 주식의 직무관련성이 인정된 적도 없습니다.
[서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팀장 : "대법원장 후보 같은 경우도 '재산신고 기준을 몰랐다'라고 해명을 할 정도로 제대로 된 안내도 되지 않고 그로 인해서 신고·심사에서 모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행정부나 국회와 달리 위원 구성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최창준 김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