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도 하남시 미사 조정경기장에서 주말 행사를 앞두고 설치 중이던 무대 구조물이 무너져, 노동자 8명이 다쳤습니다.
40m 높이 구조물에 깔려 노동자 두 명은 중상을 입었습니다.
KBS 취재 결과, 사고 현장 작업자들은 비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 위험하게 공사를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철골 구조물 밑에 사람이 깔려 있습니다.
세워져 있어야 할 구조물은 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무너진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들을 수색합니다.
["모든 차는 다 빼고 모두 구급차만 여기 다 대기하고."]
어제 오후 4시 20분쯤, 경기도 하남시 미사 조정경기장에서 무대 구조물이 무너졌습니다.
이번 주말 대형 행사를 앞두고 설치하던 무대였습니다.
[한경훈/제보자/경기도 하남시 : "콘서트 한다는 것을 듣고서 여기 얼마만큼 설치돼 있나 보러 왔는데, 가운데가 폭삭 다 주저앉고 다 쓰러지고..."]
소방과 경찰 당국은 사고 당시 현장에선 노동자 14명이 작업 중이었다고 파악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부상자는 8명, 이 가운데 두 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피해 노동자는 대부분 20~30대로, 5명은 외국 국적인 걸로 파악됐습니다.
중상자 한 명도 외국인 노동자인데 의식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습니다.
쓰러진 구조물은 철제 파이프와 발판 등을 엮은 건데, 높이가 40m로 웬만한 건물 크기와 맞먹습니다.
붕괴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사고 당시 조정경기장 주변에 비바람이 강했습니다.
[김기흥/하남소방서 현장대응1단장 : "아무래도 비라든가 그런 것들이 영향이 있을 거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바람도 좀 불고. 여기가 강변에 위치해 있습니다."]
현장에서 작업하던 노동자는 궂은 날씨에 공사가 강행됐다고 말합니다.
또한, 사고 직후 사측이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을 서둘러 보냈다고도 밝혔습니다.
[현장 관계자/음성변조 : "비바람이 너무 많이 부는데 이런 작업을 시키더라고요. 보통 비 오면 미끄러워서 위험해서 안 하죠. 원래 작업자가 열 몇 명, 13명이 아니라 30여 명이 됐죠."]
경찰은 현장에 투입된 노동자 수와 추가 부상자는 없는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바람 속에 무대 설치 작업을 계속한 것에 문제는 없는지,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구조물 붕괴 사고로 이번 주말 조정경기장에서 열릴 콘서트는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정형철 김현민/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박미주/화면제공:경기도소방본부·제보자 한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