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만 그런 게 아니라, 사실은 농구도 난리가 난 상황이죠."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안) 조감도 = 서울시 제공 옆 집 이웃 야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잠실을 연고로 하는 프로농구 SK 나이츠와 삼성 썬더스도 2026년부터 수 년간 집을 떠난다.
서울시는 잠실 종합운동장 대지에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화제가 된 돔 야구장뿐만 아니라, 농구장도 새로 짓는다. 만 천석 규모의 농구와 배구 경기가 가능하고 각종 전시 및 공연 등의 기능을 복합화한 스포츠 콤플렉스가 들어선다. 40년 넘은 잠실 학생체육관과 실내체육관의 연식을 고려하면, 경기장 신축 자체는 SK와 삼성에게도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과정에 있다.
야구장의 LG와 두산처럼, SK 나이츠와 삼성 썬더스도 서울시로부터 잠실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공사 시작 예정 시점은 2026년, 스포츠 콤플렉스 완공까지는 3년이 걸릴 전망이다. 즉 두 팀은 빠르면 2024-25시즌, 늦어도 2025-26시즌이 끝나면 잠실을 떠나 3~4년간 지낼 새 경기장을 찾아야 한다.
스포츠 콤플렉스 신축에 앞서, 2026년 완공 예정인 새 학생체육관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크지 않다. 주 경기장 옆에 새로 지어질 학생체육관은 수영장이 포함된 2,000석 이하 규모로 설계됐다.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SK는 기존 학생체육관 5,400석을 매진시켰다.
갑작스레 닥친 현실에 SK와 삼성도 일단 움직이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SK와 삼성 두 구단이 알아서 대체 구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과 가까운 곳으로 가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선 미지수다. 착공 날짜가 정확하게 나온 건 아니기 때문에, 그 시점에 맞춰 본격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라고 현재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두 구단은 수도권 내 지자체 체육 시설과 대학교 체육관을 중심으로 대체 구장 후보들을 살피고 있다. 서울을 떠나 성남이나 의정부 등 실내체육관이 있는 경기도 지역 이동도 가능하다. 이 경우 배구 등 타 종목과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서울 내 대학 체육관을 활용할 수도 있지만, 상업적 이용 제한 등 불가피한 제약이 있다. 현재로선 빠르게 해답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서울시는 "민자사업 특성상 추후 협상과 세부적 설계 및 공사 과정에 따라 스포츠 콤플렉스의 완공이 예정보다 빨라질 수 있다"면서 "잠실을 연고로 하는 프로농구 구단들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