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기상기구가 해마다 기상 달력을 발간합니다.
기상이변과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과 관심을 끌기 위해 전 세계로부터 공모한 상징적인 사진들 가운데 10여 장을 선정합니다.
내년 2024년 기상달력에는 어떤 모습들이 담겼을까요?
이세흠 기상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를 할퀴고 지나간 다음 날.
경북 경주의 한 해안도로 사진입니다.
도로 곳곳에 조각난 아스팔트가 어지럽게 널려있는 가운데, 거센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높게 부서집니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의 뒷모습.
조은옥 작가의 '태풍의 흔적'입니다.
지난해 8월, 수도권에 쏟아진 시간당 100mm 이상의 집중호우.
이른바 '2차 장마'에 도로는 물에 잠겼고, 곳곳에선 침수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폭우로 잠긴 도로에, 파도치는 흙탕물을 헤치고 달리는 버스 한 대가 윤성진 작가의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이 두 작품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심각성과 기후행동의 필요성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세계기상기구로부터 받아 각각 4월과 11월의 사진으로 수록됩니다.
[윤성진/'케이-버스' 작가 : "이렇게 갑작스럽고 많은 폭우를 본 적이 없어요. 세상이 이렇게 많이 변했구나 싶어서 현장에서 느꼈던 충격을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세계기상기구는 매년 193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다음 해 달력 사진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과 관심을 일깨우기 위해섭니다.
내년 달력에는 이 외에도 수해로 고통받는 방글라데시 여인의 모습을 표지로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 최전선을 담은 작품 총 열네 점이 실릴 예정입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사진으로만 남을지 모르는 모습들, 달력에 담겨 하루, 한 달, 일 년을 알리는 것을 넘어 기후 재난에 대비할 남은 시간을 인류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흠입니다.
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안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