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들였는데 ‘줄폐업’…갈 길 잃은 ‘청년몰’

입력 2023.10.15 (21:31)

수정 2023.10.16 (08:22)

[앵커]

청년들의 창업을 돕기 위해 시작한 '청년몰'이라는 정부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주로 전통시장에 가게 자리를 마련해주는 방식으로, 2016년부터 7백억 원이 넘는 예산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이 청년몰 태반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최은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문을 연 인천 '눈꽃마을' 청년몰.

개장 초기,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인기를 모으기도 했지만, 지금은 발길이 끊겼고, 점포는 모두 텅 비었습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반짝했는데, 3년 하고 나니까 흐지부지. 장사들이 안 돼서 아예 이제 빼 버린거죠."]

청년몰의 상징이었던 푸드 트럭들이 있던 자립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철거됐습니다.

시설 유지 의무 기간이 끝나자마자, 지자체가 사업을 종료한 겁니다.

[서유건/상인회장 : "왔던 사람들도 솔직히 잠깐 하다 가시고. (신규 입점을) 더 한번 해보려고 했었지만 이게 안 됐던거죠."]

강원도 춘천의 또 다른 청년몰은 20개 점포 중 9곳이 공실입니다.

임대료 지원 등이 끝나면서, 대부분 운영을 그만둔 겁니다.

[청년몰 입주상인/음성변조 : "홍보 지원이나 주차장 지원을 얘기했는데 그게 잠깐만 얘기가 되고서 지금은 안 되는..."]

지금까지 이 사업에 투입된 예산만 780억 원, 하지만 전국 청년몰 633개 점포 중 약 40%는 휴업, 또는 폐업한 걸로 파악됩니다.

매장만 열었을 뿐 사업이 지속 가능하도록 도와줄 사후 관리 부족이 원인으로 손꼽힙니다.

[이동주/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 "지속적인 컨설팅을 포함한 정책을 만들지 못하면, 그동안 쏟아 부었던 700억 원에서 800억 원에 이르는 예산이 다 물거품 될 수도 있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신규 매장 조성을 중단하고 관리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청년몰을 관리하는 산하기관 담당자는 매년 줄어, 올해는 단 2명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촬영기자:윤대민 김한빈/영상편집:김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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