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정부가 6·25 참전유공자들에게 새 '영웅 제복'을 제공했죠.
정전 70주년을 맞아 제주에서는 제복 차림 영웅들의 모습을 담는 일일 사진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흰 제복을 갖춰 입는 올해 아흔의 고원명 할아버지.
6·25 전쟁이 발발한 지 석 달 만에 "나라를 지키겠다"며 열여섯 나이에 자진 입대한 참전유공자입니다.
오늘은 고 할아버지에게 특별한 날.
말끔한 흰 제복 차림으로 집을 나섭니다.
너른 강당이 오늘은 '일일 사진관'으로 바뀌었습니다.
흰머리가 성성한 전우들과 함께 정부가 제공한 '영웅의 제복' 차림으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촬영 전 화사하게 화장도 하고, 머리도 단정히 빗습니다.
["화장하니깐 딴 사람 됐네, 딴 사람됐어!"]
정갈한 예복에 영예로운 훈장을 달고, 70년 전 전장으로 향했던 그때처럼 태극기 앞에서 늠름한 자세를 취해봅니다.
["귀신잡는! 해병!"]
지팡이도 내려놓고 두 주먹 불끈 쥔 모습부터 거수 경례 자세까지, 대부분 구순을 넘은 유공자들은 활짝 웃음도 짓습니다.
[고원명/대한민국 6·25 참전유공자회 제주도지부 부지부장 : "6·25 참전유공자를 위해서 이렇게 해주니까 정말 고마운 일이지. 나라를 지켰다는 데 우리 자부심이 강하다고..."]
참전유공자들을 위한 기념사진 촬영 비용은 무료.
모두 지역사회 봉사와 '재능 기부'로 이뤄졌습니다.
[양종훈/교수/상명대학교 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 : "이미 이분들은 6·25 참전하는 순간, 사진값을 다 지불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받았기 때문에, 아마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받은 것 아닙니까?"]
올해 안 2백여 명을 목표로 액자에 담겨질 영웅들의 사진은 특별 사진전으로도 소개됩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