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끊이지 않는 전세 사기 의혹 이번엔 서울 대학가에서 또 불거졌습니다.
원룸 150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는데, 세입자들이 나간 집을 이용해서 공유 숙박 영업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이예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관악구 전셋집에 사는 30대 신 모 씨.
전세 만기 두 달이 넘었지만, 보증금 1억 3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신○○/세입자/음성변조 : "(나가겠다고) 카카오톡으로 남기고, 전화를 여러 번 했는데 전화를 계속 안 받으시더라고요."]
집은 이미 공동담보로 잡힌 상황.
임대인은 돈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신○○/세입자/음성변조 : "제가 빌었거든요. 저 이거 힘들게 모은 돈이고. 결혼 앞두고 있어서 돈 부족하다고."]
20대 문 모 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직접 새 세입자까지 구했지만, 보증금 9천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문○○/세입자/음성변조 : "임대인께서 자기 통장이 압류돼서 보증금 반환을 할 수가 없다."]
임대인 50대 김 모 씨는 KBS가 분석한 악성 임대인 176명 명단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소유한 원룸과 오피스텔은 서울 신림동, 상도동, 사당동 등에 150여 채.
대학가에 집중돼, 세입자도 2030 사회초년생이 태반입니다.
[세입자-임대인 통화 내용/음성변조 : "(저는 이게 전 재산이거든요.) 전세가 안 나가는 바람에..."]
항의하는 세입자들에게 본인이 고생해서 소송해서 받아가라, 막말을 하며 배짱을 부리더니, 세입자가 나간 집에선 에어비앤비, 공유숙박 영업을 하며 돈을 벌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임대인 : "세입자들이 관리비를 하나도 안 내요. (그런 비용 마련하기 위해서 에어비앤비 하고 계신 거다?) 네."]
하지만 공과금 내려고 영업을 한다는 설명과 달리 일부 건물엔 수개월째 공과금이 밀려 세입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세입자/음성변조 : "수도가 끊긴다는 고지서가 건물에 붙어가지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전체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김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건물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하는 대로 보증금을 반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 강현경/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