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준 뒤 제 때 못 갚으면 신체 사진까지 퍼뜨린 이른바 '성착취 추심'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자가 많게는 만3천%, 확인된 피해자는 여든 명이 넘습니다.
최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까지 옷 가게를 운영한 30대 여성 김 모 씨.
사업난이 심각해져 울며 겨자먹기로 불법 사채업자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빌린 돈은 100만 원이었지만 순식간에 이자만 천 2백만 원으로 늘었고, 기한 내 돈을 못 돌려주자 추가 요구사항이 내걸렸습니다.
담보로 나체사진을 내놓으란 거였습니다.
[김 모 씨/성착취 추심 피해자/2023년 9월 26일/KBS 시사기획 창 인터뷰 : "전체 벗은 거 하나, 상체 (사진) 하나, 하체 (사진) 하나, 이렇게 악랄하게 말하니까..."]
사진을 건넨 이후, 지옥이 시작됐습니다.
업자들은 심한 욕설 등 메시지를 수시로 보내며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사진을 뿌리겠다"고 협박했고, 사진 유포 대상은 거래처와 지인은 물론 피해자의 자녀들까지 가리지 않았습니다.
[김 모 씨/성착취 추심 피해자/2023년 9월 26일/KBS 시사기획 창 인터뷰 : "제 아들한테 '네 엄마 *** 사진 보내줄까?' 그런 얘기까지…"]
이런 수법에 당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2, 30대 저신용자들이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대출업자들은 평균 연 3천 % 수준의 이자를 요구했고, 일부에게는 만 3천 %의 살인적인 금리까지 적용됐습니다.
상환이 늦어진다며 대출자의 가족 얼굴을 나체 사진에 합성해 뿌리기도 했습니다.
[기도균/과장/동대문서 수사2과 : "30만 원 (빌려주고) 일주일 뒤에 50만 원. 그리고 50만원을 안 갚을 경우에는 (이자가) 시간당 5만 원씩…."]
파악된 피해자만 83명, 피해 금액은 2억 3천 만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대출업자 일당 11명을 검거해 4명을 구속 송치하고, 자금 공급책을 추가로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민영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