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하마스 무장 정파의 이스라엘 침공까지 벌어지면서, 세계적으로 '두 개의 전선'이 형성된 상황이죠.
그 바람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겨울 전쟁으로 들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연관성에 대해 한국국방연구원 두진호 연구위원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 어떤 상황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답변]
오늘로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15일째가 됐습니다.
도네츠크 등 주요 격전지의 기온은 영상 8도에서 19도의 분포를 보이는 등 온화한 가을 날씨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달 중순을 기점으로 자포리자 등 주요 격전지의 기온이 영하 10도 밑으로 크게 떨어지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은 곧 겨울 전쟁으로 접어들 전망입니다.
한편, 지난 6월 우크라이나군은 대반격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일부 진전은 있었으나 전선 상황을 변경할만한 유의미한 성과 달성에는 실패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템포가 점차 약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11월 중순 이후 도네츠크 등 주요 격전지 대부분의 기상이 영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교착된 현재의 전선 상황이 내년 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의 지원과 지지 등 결속력을 지속 유지하고 러시아의 외교적 고립을 심화하기 위해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몰타에서 제3차 평화공식 고위급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66개국이 대면 및 화상회의 형태로 참여했으나 회의 자체가 국제사회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구상하는 평화공식 정상회의 모멘텀도 도전을 받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하마스 무장정파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답변]
지난 10월 7일 하마스 무장정파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황은 일정 부분 러시아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당장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내 평화공식 정상회의 개최를 야심 차게 추진했으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가 발생했고 국제사회의 관심이 가자 지구에 집중되면서 '우크라이나 평화 이니셔티브' 구상 실현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우크라이나 지원용 일부 포병 탄약 등 무기를 이스라엘에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무기 지원 총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기에 이스라엘군의 2단계 작전 본격화 등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 심화는 글로벌 차원의 유가 상승을 촉발하여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 연대의 결속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앵커]
향후 푸틴 대통령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를 어떻게 활용할 것으로 보십니까?
[답변]
푸틴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지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구소련의 레닌그라드를 약 900일 가까이 포위하여 최소 4백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레닌그라드 봉쇄 작전'에 비유했습니다.
즉 푸틴 대통령은 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을 과거 독일 나치와 동일시하며 사실상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국제사회의 여론을 주도하는 등 이번 사태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중국에서 개최된 일대일로 포럼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는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팔레스타인의 주권 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등 반이스라엘 연대를 통해 국제사회의 반미 여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공급망 위기는 물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러시아와 중동 지역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의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을 전망입니다.
결과적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지원 동기를 약화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분산시켜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답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내외 관심은 하마스 무장정파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기점으로 상대적으로 줄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의 2단계 작전이 격화할수록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네덜란드와 덴마크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F16 조종 및 운용 훈련 등이 개시됐으며, 빠르면 연내 혹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서방의 F16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될 전망입니다.
올해 대반격 작전에 실패한 우크라이나군은 서방의 F16 지원 시기와 규모 등을 고려하여 영토적 완전성 회복 등 '평화공식' 실현을 위해 내년 3월 러시아의 대통령 선거를 전후하여 춘계 대공세를 준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분산되는 기회를 활용하여 우크라이나 전역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대해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재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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