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노조가 게임 홍보물 속 ‘집게 손가락’ 논란과 관련해 산하단체와의 협의 없이 사옥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한 상급단체 민주노총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배수찬 넥슨지회장은 어제(29일) 조합원들에게 전한 입장문에서 “우리에게 민주노총이 정말 필요한지에 대해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배 지회장은 “11월 28일 넥슨 지회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총연맹이 공동주최로 넥슨코리아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를 상대로 사상검증을 했다며 비판한 일이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 지회와 전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발표 내용에도 동의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대차에서 비정규직, 하청 문제가 생길 때 아무런 협의 과정 없이 총연맹이 와서 규탄 시위를 하진 않을 거로 생각한다”며 “이건 그냥 산하 지회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이다. 심지어 손가락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였다”고 했습니다.
배 지회장은 이번 손동작 논란에 대해선 “콘텐츠 검수는 일의 영역이고, 의도를 가졌느냐 그렇지 않으냐를 떠나 이용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수정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공중파 방송의 경우에도 고인 모독으로 의심되는 이미지가 노출됐을 때 사과하고 수정하는 절차를 거쳤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배 지회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이번 일 한 번으로 바로 민주노총을 탈퇴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는 것 같다”며 “이용자들이 불편하게 느꼈다면 콘텐츠를 수정해야 한다는 건 일반 상식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넥슨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쓰이던 ‘남성 혐오’를 의미하는 손 모양으로 의심되는 장면이 포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넥슨 측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던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상세히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여성민우회와 민주노총 등 9개 단체는 그제(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의 억지 주장으로 여성과 페미니스트가 부당한 공격을 당하고 사회경제적 기반을 위협당하고 있다”며 ‘페미니즘 혐오 몰이’라고 규탄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