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장갑차 한방 먹인 레드백…진격의 K방산 위험 요소는? [뉴스in뉴스]

입력 2023.12.14 (12:41)

수정 2023.12.14 (15:37)

[앵커]

레드백 스파이더. 호주에 서식하는 독거미 이름입니다.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하는 레드백이 이제 호주 군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국내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이 강력한 라이벌 독일을 제치고 호주의 차세대 장갑차로 낙점받았습니다.

이번 성과의 의미 다각도로 짚어봅니다.

박대기 기자 나왔습니다.

박기자, 우리의 레드백이 독일을 제치고 호주 육군 차세대 보병전투차로 선정. 어느정도 성과로 봐야하나요?

[기자]

전차같은 전투차량이라면 역시 독일이 강국입니다.

하지만,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 장갑차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국내 업체가 개발 중인 장갑차 레드백이 호주 군의 낙점을 받았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호주 육군에 129대를 수출하기로 했고 계약 규모가 3조 원에 이릅니다.

[앵커]

독일 링스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던 전략은?

[기자]

이름부터 호주의 거미 이름에서 따올 정도로 철저한 현지 맞춤 전략 때문입니다.

현지 생산 조건을 내건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미 호주에 수출해서 호주 군에 익숙한 K-9자주포의 구동 체계를 이식한 점도 호주에게 매력적이었습니다.

링스 장갑차가 성능에서 우위라고 예상이 됐지만 시제품 평가 결과 우리나라 제품이 계약됐습니다.

[앵커]

이 장갑차가 호주 맞춤형이라고 호주군이 원했던 기능은 뭔가요?

[기자]

장갑차는 병력 수송이 목적이기 때문에 전차보다는 장갑이 약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병 무기가 발전해 더 단단한 장갑차가 필요해졌습니다.

레드백은 능동방호 시스템 등으로 방호력을 높였고, 탐지력을 높이기 위해 전후좌우를 볼 수 있는 가상현실 '아이언비전'도 돌어갔습니다.

[앵커]

저 기능을 수행할 부품이 다 국산화 가능한건가요?

[기자]

아이언비전이나 능동방호 시스템은 이스라엘 제품으로 추정되고, 장갑차 포탑은 호주 업체 제품입니다.

또, 현지에서 생산하는 만큼 여러 해외 협력업체로부터 부품을 받아 제작됩니다.

[앵커]

생산도 현지에서 하고 부품도 외국꺼 다 갖다 쓰면 다른 나라만 좋은일 시켜주는거 아닌가?

[기자]

5년 전에 장갑차를 호주에 납품한 라인메탈도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도입하는 '갑' 위치 국가의 요구에 맞춰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번 수출을 통해서 새로 개발한 레드백이 다른 나라에까지 수출된다면 의미있는 수출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군은 레드백 도입 안하나?

현재 보병장갑차 k21과 비교하면 어느정도 성능 차인가?

[기자]

레드백은 K-21을 기반으로 개발한 장비라서, 완성뒤에 성능이 우수하면 차세대 장갑차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우리의 지상 무기가 활발히 국제시장 두드리고 큰성과가 있지않았나?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폴란드와 맺은 기본 협정 내용을 보면 K-2 흑표전차 980대, K-9 자주곡사포 672대 그리고 다연장로켓 '천무' 288문 등입니다.

전차만 약 1000대를 산다는 말인데, 3세대 이후 전차는 중국이나 일본도 이 정도 숫자를 못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막대한 양입니다.

전체 수출 규모도 폴란드 쪽이 훨씬 커서 지난해 1차 계약만 해도 17조 원 규모입니다.

2차 계약은 3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계약들이 진행되면서 우리 방산 수출도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 수년 간 연간 20억에서 30억 달러, 즉 4조 원 가량에 그쳤는데...

2021년 70억 달러 지난해에는 17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원화로는 22조 원에 이릅니다.

[앵커]

이렇게 K방산이 각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냉전이후 유럽과 미국에는 오랜 기간 평화가 이어지다보니, 전차나 자주포를 대량으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독일과 미국 전차를 세계 최고로 쳤지만, 단기간에 생산할 숙련공들이 대부분 퇴직한 것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남북의 대치상황이 계속되면서 생산을 계속해왔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비극적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터지면서, 안보 위협을 받게 된 폴란드가 엄청난 규모의 군비 증강을 하면서 우리 업체들에게 손을 내민 것입니다.

[앵커]

최근 폴란드 정권교체 혹시 무기 수출길에 변수가될가능성은 없나?

[기자]

우리와 계약을 했던 당시 폴란드 여당은 법과 정의당으로, 보수 권위주의 정당입니다.

이 당은 막대한 규모의 군비 증강을 하면서, 브렉시트 비슷한 '폴렉시트', 즉 탈 유럽연합까지 추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유럽 내 독일보다 한국 업체들과 손을 잡는 걸 선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10월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하고 연립 정부 구성도 못하면서 시간을 끌어오다가 그제 야당에서 새 총리가 선출됐습니다.

새 총리는 친 EU행보를 보이면서 방위비도 줄이고, 어쩌면 한국 업체와의 계약 중 확정되지 않은 부분은 철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단은 기존 계약을 지키겠다고 했는데, 지난 10월 15일 총선이 끝난 이후의 계약까지 지키겠다는 말인지 정치인들 사이에 다른 말도 나와서 우리 업계도 긴장하고 잇습니다.

[앵커]

무기 수출할때 대출금까지 우리가 다 대주고 대부분 현지공장 현지생산이라 기술 유출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기자]

호주와 폴란드에 현지 공장을 세우는데, 무기 수출에서는 일반적인 방식이긴 합니다.

하지만, 우리 기술들이 결국 수출하는 현지로 유출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수출을 위해서 돈을 빌려주는 방식도 무기 수출에는 일반적인 방식이긴 하지만, 그 역시 부도 위험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또, 폴란드같은 일종의 특수가 자주 있는 일도 아닙니다.

'반짝특수'로 끝나지 않도록 우리 기술도 보호하고, 드론이나 AI기술처럼 전쟁의 모습을 바꾸는 기술 개발에도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영상편집:신선미 강지은/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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