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 원에 판매”…‘안락사 약’ 부검 사망자에게도 검출

입력 2024.02.14 (21:39)

수정 2024.02.14 (22:09)

[앵커]

해외에서 사용되는 안락사 약품이 인터넷을 통해 불법 거래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지난 몇 년 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한 사망자 10명에게서 안락사 약 성분이 검출됐는데, 안락사 약은 판매하고 처방하는 것은 물론 구매하려고 하는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입니다.

신현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약을 사고 싶으면 메신저로 연락하라'는 내용의 글들.

판매한다는 약은 해외에서 안락사에 주로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실제로 안락사 약을 구매할 수 있는지 제가 직접 판매자에게 연락해봤습니다.

구매가 가능한지 묻자, 150만 원짜리와 50만 원 짜리 약 중 선택하면 된다고 안내합니다.

약 복용 효과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덧붙어있습니다.

또 다른 판매자는 '약을 먹은 사람은 이미 사망해 아무도 연락이 안 된다'며 회유하는가 하면, 한 해외 판매자는 약이 들었다는 봉투를 '인증'까지 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1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부검한 사망자 중, 열 명에게서 스위스 등에서 안락사에 사용되는 약물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국과수 부검을 거치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안락사 약 복용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안락사 약을 팔거나 처방하면 자살방조에 해당해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이 약을 사기만 해도 마약류관리법 위반에 해당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박진실/변호사 : "돈을 보내거나 이런 행위만으로 실제로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처벌 받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호기심에서라도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위험을 무릅쓰고 산다 해도 진짜 약이란 보장도 없습니다.

안락사 약을 판다며 돈을 받은 뒤, 감기약을 보내 15명의 피해자로부터 2천여만 원을 가로챈 판매자가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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