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강인 충돌…왜 이 시점에 터졌나?

입력 2024.02.14 (23:04)

수정 2024.02.14 (23:15)

[앵커]

네, 이처럼 아시안컵 실패에 대한 후폭풍이 정말 거셉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던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선수단 내분 사실이 공개된건데요.

왜 이 시점에 이러한 뉴스가 나온 건지, 스포츠 취재부 이준희 기자와 자세한 내막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앞서 보도에서 나온 것처럼, 손흥민과 이강인 갈등은 사실로 확인된거죠?

[기자]

먼저 외신이 이를 보도했고요 이후, KBS도 축구협회 고위관계자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는데요.

둘의 몸싸움은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정확한 내막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툼은 요르단과의 준결승 경기 전날 저녁식사 시간 발생했습니다.

이강인이 주장 손흥민의 미팅 지시를 어기고, 몇몇 동료들과 탁구를 치러간겁니다.

이 과정에서 언쟁이 벌어졌고, 손흥민, 이강인을 비롯해 선수단이 뒤엉키는 몸싸움까지 일어났습니다.

손흥민은 손가락까지 탈구되는 부상까지 당했고요.

일부 후배들의 선을 넘는 행동에 분노한 고참 4명은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이강인의 명단 제외까지 요청한 것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경기 전부터 사분오열된 탓에, 결국 이번 아시안컵은 모두 아시는 것처럼 요르단전 참패로 마무리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숨어있는 사람이 있죠 바로 클린스만 감독인데요.

감독은 그 때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기자]

클린스만 감독도 다툼 당시 현장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수수방관한채, 별다른 개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감독으로서 고참 선수들의 명단 제외 요청까지 거부하며 위기를 제대로 봉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잇습니다.

이번 사태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앞세웠던 클린스만 감독의 리더십이 사실상 붕괴됐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시점이 참 묘합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여론이 거세지던 상황에서, 왜 갑자기 이 뉴스가 터진거죠?

[기자]

네, 일단 공식적으로 이 내용이 거론된 건 어제 열린 임원회의였습니다.

정 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임원회의에서 상근부회장이 임원들에게 이 사실은 먼저 공유했습니다.

그런데 뉴스가 터진 시점이 참 공교롭습니다.

어제 임원회의에서 대다수 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의견을 모아 정몽규 회장에게 이를 전달했는데요.

그 이후 오늘 오전에 해당 뉴스가 처음 나왔다는거죠.

그것도 외신을 통해서요.

결국 오늘 보신 것처럼,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야기는 쏙 들어가고 온통 손흥민 이강인 갈등 기사로만 도배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이례적인 건 축구협회가 이 갈등 소식을 매우 신속히 인정한건데요.

선수단 내분을 협회가 직접 나서 맞다고 확인해주는건 정말 매우 드문일입니다.

시선돌리기 아니냐는 의혹이 충분히 제기될만한 상황인거죠.

[앵커]

결국 화살은 축구협회로 향할 수 밖에 없는 데요.

감독에 이어 선수단 관리까지 낙제점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인데, 수장인 정몽규 회장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라면서요?

[기자]

네, 요르단전이 끝난지도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정몽규회장은 수장으로서 아직도 숨어있습니다.

심지어 어제 임원회의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축구협회는 사실상 정몽규 회장 1인 중심 체제로 돌아가는 곳입니다.

감독 경질에 대한 키도 정 회장이 쥐고 있고요.

어제 임원회의에서도 부회장 등이 경질해야한다 뜻을 전달했지만 정회장은 여전히 망설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무엇보다 명분이 없다는 겁니다.

4강까지 간 감독을 어떻게 자르냐는거죠.

축구팬, 일반 대중들의 생각과 한참 동떨어져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정 회장의 입지도 불안한건 마찬가지입니다.

임원진 일부가 정 회장도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거취를 결단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낸 건데요.

무엇보다 독선적인 의시결정 구조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입니다.

한 임원은 몇달 전 임원회의에서 쓴소리를 했다가 정회장의 눈밖에 나기도 했습니다.

리더십에 변화가 없으면 언젠간 또 다시 곪은 갈등이 터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서에 예외조항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국내 거주 의무도 없고요.

경질했을때 위약금은 어느정도이고, 협회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입니까?

[기자]

일단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서는 정확히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국내 거주에 대한 구체적 조항이 명시돼 있다면 이렇게 외유를 하지는 못할 겁니다.

사실상 축구협회 통제 밖에 있는 건데요.

이번 출국 당시에도 축구협회 임원진과 심지어 홍보실조차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위약금도 걸림돌인데요.

2년 반의 남은 계약기간을 고려할 때 약 70억원 가까운 비용이 들 전망입니다.

현재 축구협회가 재정이 좋지 못합니다.

천안에 짓고 잇는 새로운 축구센터 건설을 위해 300억원가량 대출까지 받은 상황이라 자금에 여유가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내일 클린스만 감독의 운명이 달린 전력강화위원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또 다시 화상으로 참석할 계획을 내비쳤는데, 어떤 결과를 예상하나요?

[기자]

축구협회는 내일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아시안컵 분석과 클린스만 감독 평가를 할 예정인데요.

일단 전력강화위원장은 독일인 마이클 뮐러입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정에서도 배제된, 사실상 실권이 없는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는 인물이죠.

더 심각한건 전력강화위원들은 아시안컵 보고서 한장 아직 뱓지도 못한건데요.

이미 전력강화위원들의 불만은 거셉니다.

클린스만 체제 이후 자신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철저히 배제된 전력강화위원회가 경질 과정에서 무슨 역할을 알수 있겠냐는 건데요.

클린스만 감독 체제이후 제대로 열린 적 한 번 없는 유명무실한 기구에서 클린스만 감독을 평가한다?

이 자체가 의문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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