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연말 출범한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는 대한민국 스포츠 정책을 총괄하는 아주 중요한 기구인데요.
그런데 당연직 위원인 대한체육회장이 이 위원회 참가를 거부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법령 위반이란 지적까지 나오는데요, 체육정책이 표류하면서 그 손해는 결국 국민들 몫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무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정부는 민관 합동 정책 기구인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를 출범했습니다.
9명의 민간 위원 가운데 이기흥 체육회장은 참여를 거부했습니다.
주무 부처인 문체부가 체육회 추천 인사를 제외한 민간 위원 6명을 위촉했고, 공동 위원장 선임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이기흥/대한체육회장/지난 15일 : "반드시 (공동위원장을) 체육회장이 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저보고 용산 대통령실, 어디 가면 '지가 다 하려 한다'고 해서...그러면 '내가 사표를 내고 나는 사임하겠다. 대신 역대 (대한체육회) 회장님들 중에서 해야 한다' 이렇게 한 겁니다."]
그러나 이 회장의 참여 거부가 스포츠기본법 시행령 위반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는 법에 명시된 기구입니다.
민간 공동 위원장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고 체육회장은 당연직 위원 3명 가운데 하나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체육 각 분야 수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해 균형 있는 체육발전을 꾀하겠다는 취집니다.
따라서 위원회 보이콧은 법령에 명시돼 있는 체육회장의 의무 위반이란 지적입니다.
[이에리사/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 공동위원장 : "당연직이라면 그거는 당연히 하셔야 하는 거죠. 하고 싶지 않아도 하셔야 하는 것이고, 국내외적으로 하셔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체육회장이기 때문에 IOC 위원도 되셨잖아요."]
체육회는 이미 출범한 정책위 대신 법적 근거도 없는 국가스포츠위원회를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법령 위반까지 서슴지 않는 체육회장의 무리한 행보는,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국민 체육 진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하무림입니다.
촬영기자:한상윤/영상편집:신승기/그래픽:여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