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남북 여자 축구 경기를 중계하면서 남한을 '한국'으로 표기했습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선 남한을 '괴뢰'로 표현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이란 표기가 등장한 건데요.
그 의도는 무엇인지, 유호윤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북한 조선중앙TV의 20세 이하 여자축구 아시안컵 준결승 경기 녹화 중계 화면입니다.
북한은 '조선', 남한은 '한국'으로 표기했습니다.
경기 해설에선 자신들을 '우리 팀'으로 부르고, 남한은 아예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 "결국, 이 경기는 우리 팀이 3:0으로 이긴 가운데 끝났습니다."]
북한은 과거 경기 중계 화면에 통상 '남조선'이라고 써 왔지만,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처음으로 남한을 '괴뢰'로 표기한 바 있습니다.
'한국'이라는 표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같은 경기의 결과를 전한 며칠 전 노동신문 기사에는 '괴뢰한국'이라고 쓴 점도 눈에 띕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오늘 : "북한이 지난해부터 통일을 부정하며 통일 관련 흔적을 지우고 있는 과정에서 우리에 대해서 다양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실무진 차원에서 호칭 정리가 덜 돼 혼선이 생긴 것 아니냐는 등의 해석도 나오지만, 북한이 최근 '두 국가론'을 들고 나온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각자 따로 가자 이런 것을 공식적으로 얘기했었거든요. 그런 흐름이 그냥 일관되게 계속해서 이제는 '두 국가 체제'로 가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북한은 지난해 7월부터 남측을 비난하는 담화 등을 낼 때 '대한민국'이라고 쓰기 시작한 데 이어, 연말 연초 정치행사를 통해 남측을 한민족이나 통일의 대상으로 보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