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의도용 방지 ‘엠세이퍼’도 무용지물…피해 어디까지? [사이버위협]②

입력 2024.03.22 (21:39)

수정 2024.04.01 (17:43)

[리포트]

'엠세이퍼', 명의 도용 피해를 막기 위한 서비스입니다.

정부 위탁을 받아,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업체 등이 소속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구든 가입하면, 내 명의로 휴대전화가 개통되는 걸 원천 봉쇄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가입 건수만 81만 건이 넘습니다.

그런데, 앞선 보도에서 보신 피해자 두 명, 엠세이퍼 서비스를 이용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명의 도용 방지서비스에 가입했는데도 명의가 도용됐다는 건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KBS 취재 결과 이 '엠세이퍼'마저 알뜰폰 개통 범죄 조직 앞에 속수무책이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8월, 엠세이퍼의 휴대전화 명의 도용 방지 서비스에 가입한 최 모 씨.

불과 열흘 뒤, 자신도 모르게 번호 이동이 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최○○/음성변조 : "이것(엠세이퍼)마저 해지가 되어서 이동을 하니까 너무 황당하고 아직도 두려운 상황이라는 게..."]

명의 도용 방지 서비스에 가입까지 했는데 어떻게, 알뜰폰이 개통됐을까.

누군가, 이 남성인 척 서비스를 해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지를 위해선 금융거래에서 쓰는 공동인증서가 필요한데, 이마저도 뚫렸습니다.

[최○○/음성변조 : "언제 또 탈취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 제가 지금 비대면으로 활동하는 것들을 전혀 못 하고 있고요."]

'엠세이퍼'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일부 서비스의 본인 인증 과정에 문제가 있어 지난해 말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고 시인했습니다.

또 한 단계 더 인증 절차를 거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엠세이퍼에 접속한 사람들의 이력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몰래 엠세이퍼를 해지하고 휴대전화를 개통한 사람을 찾아낼 방법이 없습니다.

[최상명/보안업체 대표 : "반드시 로그(접속 이력)라든지 그런 절차가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좀 많이 보안 대응적으로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때문에 수사 기관은 범죄 조직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촬영기자:신동곤 황종원/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김지훈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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