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에서 20년 만에 가장 큰 피해를 낸 이번 테러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배후설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용의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로부터 돈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이번 테러를 자신들이 했다고 주장하는 IS는 당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베를린 조빛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핵심 용의자 4명이 모스크바로 압송됐습니다.
러시아 국영 매체 RT 편집장이 공개한 신문 영상에서 이들은 익명의 텔레그램 지시를 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달 전 약 50만 루블, 730만 원을 제안받고 사람들을 모두 죽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도 말했습니다.
[테러 용의자 : "(크로쿠스 공연장서 무슨 일을 했나?) 총을 쐈다. (누구에게?) 사람들. (왜?) 돈 때문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용의자들이 우크라이나로 도주하려 했다며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용의자들은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했는데, 초기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쪽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은 그러나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의 소행이라며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차단했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 IS가 테러 당시 촬영했다며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90초 분량의 영상에는 공연장을 향해 총을 쏘는 모습이 담겼는데 독일 DPA통신은 IS가 이번 테러의 책임을 입증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테러 이후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 충돌은 거셌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현지 시각 23일 크림반도 남부에, 러시아는 이튿날 키이우와 르비우 등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가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한 보복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단 우려에,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국가들은 동부 국경지대 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영상편집:양의정/자료조사: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