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중국으로 간 판다 푸바오, 열풍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는데요.
그런데 국내에는 무관심 속에 방치된 사육곰들도 있습니다.
과거 웅담 채취를 위해 수입된 곰들인데 구조가 시급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슬기 기잡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곰 사육 농가, 낡고 좁은 철창 틈으로 곰이 손을 내밉니다.
가슴의 흰 반달무늬 등 겉모습이 토종 반달가슴곰과 닮았습니다.
웅담 채취를 위해 1980년대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수입된 곰의 새끼입니다.
웅담 채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수요도 줄면서 곰 수입은 오래전 끊겼지만, 이미 수입한 곰의 새끼들은 그대로 갇혀있는 겁니다.
국내에 3백 마리 가까이 되는데 대부분 좁은 우리 안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를 반복적으로 흔드는 등 정형행동을 합니다.
[최태규/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대표 : "음식물 찌꺼기를 먹인다든지, 돌아다니면서 야생에서 생활하는 곰 들이고 좁은 철창에 갇혀 있으니까 하루 종일 할 일이 없는 거죠."]
동물보호단체 등을 통해 열악한 사육 곰의 실태가 알려지면서, 환경부는 2026년부터 곰 사육을 금지하기로 하고 관련 법도 통과시켰습니다.
사육 곰들은 정부가 운영하는 별도의 보호시설로 옮길 예정입니다.
하지만 곰을 키우던 농가에 누가, 얼마나 보상할지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김광수/사육 곰 협회장 : 그걸로 먹고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걸 강제로 울며 겨자 먹기로 뺏어가려고 하면 농가들은 뭐 어떡하라고 손가락 빨고 있으라고…."]
또, 정부 보호시설에는 최대 120마리까지만 수용할 수 있어 나머지 곰들은 언제 열악한 환경을 벗어날지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영상편집:이소현/화면제공:곰 보금자리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