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남아 국가 태국은 우리처럼 병역은 의무입니다.
그런데 군 입대나 면제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이 건강 상태가 아니라 다름 아닌 제비뽑기라고 합니다.
방콕 정윤섭 특파원이 군 입대 여부를 결정하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한 야외 강당에 모인 태국 청년들.
올해 군 입대 여부가 결정되는 자립니다.
지인들의 응원도 이어집니다.
["검정! 검정! 검정! 검정!"]
앞으로 나간 한 청년이 뽑아 든 종이.
검정이라는 발표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군 입대가 면제된 겁니다.
[수와팟 시라신팟/'군 면제' 확정 : "오직 검정 하나만 생각했죠. 검정, 검정, 검정 이렇게요. 마침내 검정을 뽑았고, 이제 안심이 됩니다."]
또 다른 청년의 제비뽑기.
["해군 2조입니다!"]
빨간색, 군입대 확정입니다.
검정은 군 면제, 빨강은 군 입대, 제비뽑기 한 번으로 결정되는 겁니다.
[위사 숙사라디/'군 입대' 청년 어머니 : "솔직히 아들이 검정(면제)을 뽑길 원했죠. 검정, 검정, 검정만 되라고 기도했고요. 빨강(입대)이지만, 받아들여야죠."]
태국은 불교국가지만, 승려도 병역의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육군 1조입니다!"]
제비뽑기 결과는 군입대, 복무 기간 승복을 벗어야 합니다,
[지라윳 호이디/'군 입대' 확정 : "군대에 가든 안 가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승려 생활을 잠시 멈추거나 계속하는 것 역시 상관없습니다."]
태국 국방부는 이번에 약 4만 명의 병력을 새로 충원할 예정입니다.
이 4만 명이 채워질 때까지 제비뽑기도 계속되는 겁니다.
해마다 4월에 실시되는 군입대 제비뽑기, 빨간색을 받고 쓰러지거나, 성전환 여성들이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군 면제' 확정 : "뽑기 전에 긴장했는데 지금은 기분이 좋습니다. (제비뽑기는) 모든 과정이 투명해서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할당된 병사 모집 인원을 채운 지역으로 주소를 옮기는 등 권력층과 부유층의 병역 회피 꼼수도 있다고 태국 매체들은 지적합니다.
태국 빠툼타니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김성일/자료조사:오지민/촬영:KEMIN/통역:NICH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