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서 무효표가 131만 표가 나와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4년 전에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무효표는 크게 늘어났습니다.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비례정당 난립 탓에 51센티미터가 넘게 된 최장 비례대표 투표지는 개표부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너무 기니까 찢어지지 않도록 잘 주의해 주시고요."]
개표 과정에서도 '무효'라고 써진 바구니에 제법 많은 비례대표 투표지가 들어있는 게 보입니다.
실제로, 이번 총선 정당 투표에서 무효표는 전체 투표수의 4.4%, 131만 표에 가까워 역대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개혁신당이 득표한 103만 표보다 무효표가 더 많았던 겁니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습니다.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2월 : "무슨 난수표도 아니고, 이런 투표용지를 받아 든 국민들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달22일 : "여러분,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입니다."]
무효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4년 전 21대 총선부터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비례 정당을 난립하게 만든 제도와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 실망감이 무효표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되는 이유입니다.
[이준한/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무효표는) 적극적인 의사 표시가 담긴 것이기 때문에 이 의사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될 것이고요. 선거 제도를 바꾸거나 또는 후보 공천을 더 나은, 국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형식으로(대안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정당 득표율 3% 미만으로 비례 당선인을 내지 못한 정당은 34곳, 이들 정당에 던져진 표와 무효표를 합친 말 그대로 '죽은 표', 즉 '사표'는 전체 투표수의 12.8%인 379만 표로 집계됐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영상편집:조완기/그래픽:고석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