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창 동계올림픽 때 운영본부로 쓰였던 알펜시아 리조트의 입찰에서 KH그룹이 조직적으로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수목적법인을 만들어 입찰에 들러리로 세웠는데 공정거래위원회는 관계사와 KH 배상윤 회장을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이도윤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지난 2010년 완공된 알펜시아 리조트.
강원도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1조 6천억 원 넘게 들여 지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경영난이 계속됐고, 올림픽이 열린 다음에도 방문객이 적어, 강원도가 수천억 원의 부채를 떠안았습니다.
결국, 2020년 공개 매각이 추진됐고, 다섯 번째 입찰에서야 KH그룹으로 넘어갔습니다.
매각 금액은 6천 800억여 원, 최초 감정가의 70% 수준이었습니다.
[나철성/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 : "감정가격보다 3천억 원이나 싼 가격에 팔려서 추진 과정에 강한 의구심이 들었고, 강원도민들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알펜시아 매각 과정에서 KH그룹 차원의 치밀한 담합이 있었다고 봤습니다.
KH그룹이 '5차 입찰에서 강원도 측이 입찰가를 낮출 것'이란 정보를 도청 관계자로부터 입수하고, 본격적으로 담합을 구상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입니다.
공정위는 KH 그룹이 계열사 두 곳을 낙찰 예정자와 들러리 역할로 정하고, 두 회사 모두 특수목적법인을 하나씩 세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입찰 당일에는 들러리 회사가 써낸 금액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설계부터 최종 낙찰까지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고, 입찰 금액 차이는 7천만 원도 나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그룹 차원의 일사불란한 짬짜미의 배경으로 배상윤 회장을 지목했습니다.
[황원철/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 : "KH 그룹 배상윤 회장은 담합에 참여하는 모든 과정과 세부사항을 보고받고 이를 승인하는 등 이 사건 담합을 주도했습니다."]
공정위는 계열사 6곳에 과징금 510억 원을 물리고, 이 가운데 4개사와 배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채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