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선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몇 시간 뒤면 4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대결합니다.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화살을 겨눠야 하는 신태용 감독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요.
카타르 현지에서 이무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신태용 감독은 2016년 브라질 리우에서 이미 올림픽을 경험했습니다.
2년 뒤 월드컵에서는 한국의 간판스타 손흥민과, 이른바 '카잔의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여전히 가슴은 대한민국이지만 머리로는 인도네시아의 승리를 떠올립니다.
[신태용 : "항상 대회를 나가게 되면 우리 애국가를 크게 불렀고 대한민국과 경기한다는 게 상당히 힘듭니다."]
글로벌 스포츠인 축구에서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베트남의 영웅 박항서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에서 한국을 만나 3대 1로 졌습니다.
모국에 비수를 꽂은 사례도 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벤투 감독은 조국 포르투갈을 물리치고 16강에 진출했습니다.
[히딩크/유로2008 러시아대표팀 감독 : "저는 네덜란드의 반역자가 되고 싶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유로 2008, 8강에서 네덜란드를 떨어뜨렸습니다.
인도네시아를 사상 처음 8강에 올려놓으며 국가적 영웅이 된 신태용 감독은 오늘 2027년까지 연장 계약에 합의하며, 모국을 향한 도전에 힘을 실었습니다.
[하리스 파르디디/인도네시아 기자 : "축구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누구도 (결과를) 알 수 없죠. 신태용 감독, 우리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거의 모든 사람이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올림픽 10회 연속 출전의 대기록에 도전하는 황선홍 호는 최종 훈련을 소화하며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격파 준비를 마쳤습니다.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내일 새벽, 우리 대표팀과 인도네시아 중 오직 한 팀만이 이곳 카타르에 남아 역사의 주인공이 됩니다.
도하에서 KBS 뉴스 이무형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영상편집:권혁락/그래픽: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