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얀마에서 군부가 쿠데타로 민주 정부를 밀어내고 정권을 장악한 지 벌써 3년이 넘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이에 저항하는 소수민족 중심의 반군이 공세를 강화하면서 곳곳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최근엔 태국과 국경을 접한 미얀마 도시를 반군이 탈환하는 등 뺏고 뺏기는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정윤섭 특파원이 이 국경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 20일 태국 서부의 국경도시 매솟.
큰 폭발음과 함께 저 멀리 도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국경 건너 미얀마의 미야와디, 지난 11일 미얀마 반군이 탈환한 뒤 정부군과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리 건너 태국 매솟으로 이어지는 국경엔 피란민 수천 명이 몰렸습니다.
[미얀마 피란민 : "(마을 사람들이 지금 상황을 두려워 하나요?) 사람들이 무서워해요, 그래서 매솟으로 오는 거예요."]
지난 24일 매솟을 찾아가 봤습니다.
강 건너 미얀마 쪽 마을은, 겉으론 평온한 모습.
미얀마 정부군이 퇴각하면서 교전은 일단 멈췄습니다.
[매솟 출입국 사무소 직원 : "오늘은 전투가 없네요. (어제도 전투가 있었나요?) 어제도 있었죠."]
하지만 국경 강가엔 철조망이 교체되고, 장갑차가 배치되는 등 태국군의 경계가 한층 강화됐습니다.
[태국군 경계병 : "(여기서도 미얀마 쪽 총격전 소리가 크게 들렸나요?) 저희 상관에게 질문하시기 바랍니다."]
국경 건너 전쟁이지만, 이곳 태국 주민들의 공포는 가시지 않습니다.
[오토바이 택시기사 : "전투기에서 폭탄이 떨어진 것 같았어요. 여기 매솟 시내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진동을 느꼈으니까요."]
피란민들이 몰렸던 출입국 사무소.
한때 미얀마 피란민들로 북적였던 이 태국 입국 통로가 지금은 이렇게 텅 비어 있습니다.
미얀마 정부군이 물러나면서 이곳 직원들도 모두 철수했기 때문입니다.
미얀마인들은 일단 집으로 돌아가지만, 언제 다시 피란길에 오를지 알 수 없습니다.
[투 추 카이/미얀마 피란민 : "그때 너무 무서웠죠. 아무 생각 없이 도망쳤어요. 지금도 안전하지 않지만,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지난해 10월 반군의 대대적인 반격 이후 정부군은 수세에 몰렸습니다.
뺏고 뺏기는 전투가 계속되면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지난 3년여 동안 5만 명이 숨진 거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태국 매솟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이수아/그래픽:김정현/촬영:KEMIN/통역:NICH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