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성 발사 실패 후 질책 대신 “더 분발”…러시아에 불만도 표출

입력 2024.05.29 (21:09)

수정 2024.05.29 (22:13)

[앵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지 하루 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발사 실패를 자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무기 지원을 대가로 발사 기술을 전수해 준 러시아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군사정찰위성 발사 도발을 감행한 지 하루 만에, 김정은 위원장은 창립 60주년을 맞은 국방과학원을 찾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위성 발사 실패 사실을 주민들에게도 공개하며, 개발자들을 다독였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조선중앙TV : "우리는 (위성발사) 실패에 겁을 먹고 위축될 것이 아니라 더 크게 분발하게 될 것입니다."]

이 같은 행보는 무리하게 위성 발사를 앞당겨 실패를 자초한 데 대한 파장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이번 연설에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미흡했던 데 대한 반감과 실망감을 우회 표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무기 개발에서 수입하려는 병은 반혁명이나 다름없다"고 했는데, 이는 북한 기술진을 질타하면서도 동시에 '자체 개발'을 강조하며 러시아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단 겁니다.

또 위성 발사에 대해선 '주권적 권리' 우리 군의 대응 훈련에 대해선 "용서 못 할 불장난"이라고 주장하며 자위권 행사를 운운했는데, 이 또한 발사 실패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정찰위성 발사 성공 이후 카메라와 알루미늄 합금 등 위성 물자를 도입해왔고, 수차례 시험을 반복하며 새로운 엔진 개발에 공들여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도, 김 위원장이 한일중 정상회의에 맞춰 위성 발사 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기며 실패를 자초하자 외부에 책임을 돌리는 분풀이성 수습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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