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했지만 배임 아냐”…민희진 손 든 법원 [친절한 뉴스K]

입력 2024.05.31 (12:54)

수정 2024.05.31 (17:32)

[앵커]

경영권 탈취 의혹을 두고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한 달 넘게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오늘(31일) 열린 어도어 임시주총에선 이사회가 재편됐습니다.

민 대표는 대표 자리를 유지했는데, 앞서 법원이 민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사태의 경과와 법원의 결정 근거를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영진 교체를 안건으로 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민희진 대표가 해임 위기에서 일단 벗어났습니다.

하이브가 자신을 해임하는 걸 막아달라며 민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건데요.

이로써 하이브와 민 대표 사이의 갈등은 새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갈등은 지난달 22일 표면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이브가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일부의 경영권 탈취를 의심하며 감사에 착수한 겁니다.

사흘 뒤인 25일 하이브는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을 확보했다며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어 같은 날,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일부를 경찰에 고발했고 이들을 교체하기 위해 법원에 임시주총 허가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는 경영권 탈취를 위한 계획도, 실행도 없었다며 맞섰습니다.

[민희진/어도어 대표/지난달 25일 : "들어올 거면 나한테 맞다이(1대1)로 들어와. 어? 이렇게 비겁하게 막 어쩌고저쩌고 뒤에서 ○○떨지 말고. 어?…제가 하이브를 배신하고 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저를 배신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를 써먹을 만큼 다 써먹고…."]

논쟁의 대상은 경영권 탈취 계획이 사적 대화냐 아니냐였습니다.

하이브는 긴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제3자의 개입이 동반된 이상 사적 대화가 아닌 경영권 탈취 계획과 실행 행위라며 반박했습니다.

계속된 갈등과 논란 속에서 민 대표는 지난 7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어도어 임시주총에서 안건으로 오를 자신의 해임안에 대해 어도어의 지분 80%를 보유한 모회사 하이브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거였습니다.

민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재판부는 하이브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민 대표의 해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민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를 이탈하거나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은 분명하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은 없었으며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로 볼 순 있어도 어도어에 대한 배임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민 대표에게 해임 사유가 없는 한 하이브의 해임 의결권 행사를 '주주 간 계약' 위반으로 봤습니다.

앞서 민 대표 측은 해당 계약상 하이브는 민 대표가 5년간 어도어의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이브 측은 주주 간 계약은 민 대표가 어도어에 10억 원 이상의 손해를 입히거나 배임·횡령 등 위법 행위를 한 경우 사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어 해임 사유가 존재한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어 재판부는 이 계약을 존중해야 한다며 하이브가 민 대표 해임에 찬성하는 의결권을 행사한다면 2백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양측 모두 법적인 후속 절차 등을 예고한 만큼 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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