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페인 프로축구 경기에서 인종 차별 행위를 한 관중에게 처음으로 징역형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유럽 축구리그의 일부 관중들은 상습적인 인종 차별 행위로 많은 비난을 받아왔는데 스페인 법원이 징역형이라는 초강수 꺼낸겁니다.
김기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는 경기 도중 심각한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관중석 일부 팬들이 흑인 비니시우스를 원숭이라고 부르며 도발했습니다.
스페인 경찰은 인종 차별 구호를 외친 3명의 발렌시아 팬을 체포했고, 증오 범죄 혐의로 징역 8개월과 2년 간 축구장 출입 금지를 선고했습니다.
스페인에서 축구장 내 인종 차별 행위에 대한 첫 징역형 판결이었습니다.
[수잔나 기스베르/스페인 검사 : "이런 행위가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공격적인 증오 행위가 도덕 기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처벌 가능합니다."]
비니시우스는 이번 판결은 모든 흑인을 위한 일이었다며 앞으로도 인종 차별에 대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국제축구연맹 인판티노 회장도 엄중한 처벌이 합당한 조치라며 판결을 반겼습니다.
그동안 유럽 축구는 끊이지 않는 인종 차별적 응원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이집트 출신인 살라흐를 폭탄 테러범으로 비하하는가 하면.
["살라흐는 폭탄 테러범! 테러범!"]
이탈리아의 흑인 선수 발로텔리는 고국 팬들에게조차 원숭이 흉내 응원을 들었습니다.
["발.로.텔.리. 아오오우우우우우."]
우리 선수들에 대한 차별도 예외 없었습니다.
박지성을 비롯해 손흥민과 황희찬 등 끊임없이 유색 인종에 대한 비하는 이어졌지만 처벌은 미약했습니다.
비니시우스 인종 차별에 대한 이번 판결은 관중에게도 직접 징역형을 내렸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습니다.
경기장 관전 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제재가 나왔다는 점에서, 차별적 응원과 선수를 향해 물병 투척을 하는 등 잘못된 축구장 관전 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일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기범입니다.
영상편집:송장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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